北, ‘核해빙’ 타고 춘궁기 통과하나

북핵 문제가 해결 무드를 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대량 아사사태 우려를 불식하고 춘궁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인가?

고질적인 식량난을 겪어온 북한에서 해마다 3∼5월 춘궁기에는 으레 폭등하던 쌀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오늘의 북한소식’(제62호)을 통해 “함경북도 식량가격이 지난달 초순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kg당 1천원대를 유지하던 쌀값이 850∼900원까지 떨어지고 옥수수 가격도 떨어졌다”고 9일 밝혔다.

소식지는 “이는 지난 1월말과 2월초 사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청진지역 현지지도와 관련이 있다”며 “현지지도시 군량미를 풀어 약 10일 분량의 쌀을 줬으나 주민들은 대부분 이를 시장에 내다팔면서 공급이 늘어 가격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전문 인터넷매체인 데일리NK도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당 1천∼1천100원 수준이던 쌀값이 이달 초 청진에서는 900원, 함흥은 750원, 평양과 황해도 지역은 700원대 등에 거래되고 있다고 자체 조사를 통해 전했다.

데일리NK는 이런 곡물가격 흐름과 관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남한의 대북지원은 중단됐지만 중국을 통한 북한당국의 식량 수입이 늘어난 것이 가격 안정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수확기인 10월 7천423t, 11월 3천910t, 12월 3천928t 등 3개월간 1만5천291t의 쌀을 중국으로부터 긴급 수입한 것으로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또한 북한이 지난해 대규모 수해와 핵실험 이후 급격한 식량수급 악화에 대비해 일부 지역 배급 강화 등 ’선제 조치’에 나선데다 베이징 6자회담 ’2.13합의’ 후 남북, 북미관계가 해빙무드를 타고 있는 점이 곡물가격에 미리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여기에 이달초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조율된 쌀차관 40만t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거쳐 북한 춘궁기에서 최대 고비가 될 5월부터 북한에 지원될 경우는 곡물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최악의 경우 대량 아사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됐던 ’춘궁기 위기’를 무사히 넘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실제 수급상황을 보면 쌀값이 떨어질 일이 없으나 6자회담이 타결되면서 남쪽 쌀 지원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 미리 반영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쌀 지원이 실제로 이뤄지면 안정세가 6월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측의 쌀 지원과 국제사회의 지원이 풀리면 북한 주민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상황은 안되겠지만 최소 소요량 정도는 무난히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옥재 좋은벗들 사무국장도 “북한이 중국에서 쌀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군량미까지 풀었다는 것은 그만큼 식량난이 심각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로 인한 공급 증가로 춘궁기에 들어서면서도 쌀값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쪽의 쌀 지원이 4∼5월 춘궁기에 제때 들어갈 경우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지속되겠지만 우려했던 대량 아사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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