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核보유국 지위 획득 후 협상할 것”

북한이 지난 13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1874호에 강력히 반발하며 우라늄농축 작업 착수와 새로 추출한 플루토늄의 전량 무기화, 봉쇄 시 군사적 대응 등 3개 대응조치를 선언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성명을 통해 “새로 추출되는 플루토늄 전량을 무기화한다”며 “현재 폐연료봉은 총량의 3분의 1이상이 재처리되었다”고 밝혔다.

또, “자체의 경수로 건설이 결정된데 따라 핵연료 보장을 위한 우라늄 농축 기술개발이 성과적으로 진행돼 시험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혀 북한은 우라늄 농축기술을 확보한 상태임을 밝혀, 사실상 우라늄 농축 개발을 선언했다.

북한의 이번 성명은 특히 지난 4월25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에 반발하며 ▲6자회담 탈퇴 ▲핵시설 재가동 ▲경수로 시설 건설 등을 선언했던 것을 보다 구체화 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이 제기해왔던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 철저히 ‘부인’으로 일관했던 북한이 전격적으로 ‘우라늄농축 작업 착수’를 선언함에 따라 그동안 북한의 핵개발을 ‘대외협상용’으로 간주했던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을 얻기 힘들게 됐다. 그간 북한의 플루토늄 핵물질과 시설의 동결·폐기에 집중해 왔던 북핵 6자회담도 그 효용성이 처음부터 재검토 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는 이번 북한의 선언에 대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당시부터 북한의 이러한 행보는 예고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새 플루토늄 전량무기화 선언은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해 생긴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무기화하겠다는 의미로 ‘핵억제력 증강’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 당국의 커다란 전략적 실수는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협상용’ 목적으로만 판단, 실제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목적은 가정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북핵이라는 중대한 안보문제에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가정하지 않은 것은 커다란 실수”라고 질타했다.

김 교수는 또한 “이번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호는 대북 제재의 실제적 집행을 위한 구속력 높은 조치”라며 “북한이 ‘봉쇄시 군사적 대응’이라고 밝힌 점은 북한에 있어 ‘무기수출 차단’이 곧 ‘정권의 생사’와 관련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은 “핵보유국으로서 인정받으려는 북한은 핵물질 보유량을 늘여야 하고, 몇 차례 추가적인 핵실험을 위해서라도 플루토늄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남은 폐연료봉 3분의 2를 재처리하겠다는 뜻”이라고 내다봤다.

이 안보연구실장은 “지금까지는 북한의 도발이 협상력을 갖기 위한 ‘벼랑끝 전술’이라는 견해가 많았지만 13일 외무성 성명은 북한의 의도가 ‘협상용’이 아닌 ‘핵보유국 지위 획득’임을 증명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안보연구실장은 “북한이 엔젠가는 협상장에 나설 것이지만, 확실히 핵무기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이후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으로서 “대외적으로는 핵 파워를 갖는 위상과 내부적으로는 후계자 김정운의 업적으로 돌리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이 6자회담에 나설 가능성을 대폭 낮아 졌으며 특히 북한은 후계구도 등 내부적 문제 입장에서 더욱 강경한 자제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교수는 “6자회담에서 북한이 말한 ‘핵능력 포기’란 ‘플루토늄 추출 프로그램’에 국한 된 것으로, 북한은 이에 대한 대체수단을 오래전부터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강구해 왔을 것”이라며 분석하며 “머지않아 고농축 우라늄 능력을 갖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북한의 이번 성명으로 6자회담은 완전히 무력화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엔 안보리 대북제제 1874호와 관련, “북한이 경제개선 효과를 내지 못한다면 후계자 문제 역시 내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2012년 ‘강성대국’을 선언하고 있는 북한에 있어 1874호에 따른 장기적인 대북제재는 적지 않은 압박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