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張라인 숙청 후 ‘경제개발구’ 정상화 시도할 것”

북중 경협 등 경제정책을 주도해온 장성택이 처형됨에 따라 북한이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특구와 13개의 경제개발구 사업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장성택 처형과 그의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예고되는 만큼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김정은의 통치자금 마련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외자유치를 통한 개발구 추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 처형’ 죄목(罪目)으로 ‘나선경제특구 토지 외국에 매각’ ‘광물 팔아 외화벌이’ 등 경제문제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은 장성택 경제 라인을 소환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장성택과 장 라인들이 추진했던 경제 관련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은 불가피하다.


특히 장성택이 조선합영투자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며 중국 등 외부와 오랫동안 경협 사업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은 중국 및 북한 내 경협 담당 등 장 라인의 부정부패를 찾아내는 데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김정일 사망 2주기(17일)를 기점으로 집권 3년 차로 접어든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에게 ‘인민생활개선’을 선전하기 위해서라도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 노력은 지속 벌일 가능성이 높다. 외형은 인민생활 개선이지만 외자유치는 외화벌이고 이는 곧 김정은의 통치자금이다.


이와 관련 윤영석 북한 조선경제개발협회 국장은 15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장성택의 처형이 북한의 경제정책 방향 및 외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징후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경제개발구’ 추진이 지속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외부 사정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장성택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평안북도 황금평 개발 같은 경우에는 장에 대한 판결문의 내용을 문제삼아 이 사업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추시보(環球時報)’는 19일 “북한이 장성택에게 이런 죄목을 씌어 처형한 데 대해 중국인들의 여론이 좋지 않으며 중국과 북한과의 신뢰에도 손상을 미쳤다”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이 장성택 판결문에서 중국을 시사했기 때문에 북중 간 경협에는 당분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성과를 내세워야 되는 김정은은 앞으로 경제적 필요에 의해 정상화를 시도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 연구위원은 “북한 쪽에서는 경협 관련 장성택 라인을 정리해야 할 것이고 새로운 인물로 재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중국과 할 수밖에 없는 ‘경제개발구’는 김정은의 지시로 추진했기 때문에 장성택 라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내세워 투자 설명회도 다시 여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장성택 라인이 전담했던 경협 사업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과 기관을 정하는 데 있어 내부 경쟁이 일어날 수 있고 장 처형에 따른 내부를 추슬러야 하기 때문에 북중 경협은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하다”면서 “원래 투자 유치 가능성이 낮았던 황금평 개발 등은 탄력을 완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이어 “중국은 북한의 일방 주장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기존의 협상 계약만 지킨다면 다시 투자를 진행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현재 북한 내부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서 숙청이 이뤄지고 어떤 식으로 정리되는 가에 따라 향후 북한의 경제개발 의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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