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앞으로도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며 미국 등 주변국가의 평화협정 체결 등 현상유지적 타협책을 놓고 협상을 전개할 것이라고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가 주장했다.
유 교수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재)코리아미래재단(이사장 곽영철)이 공동주최한 ‘한반도 정세변화와 남북관계’ 정책세미나에서 “조만간 개최될 북미대화의 재개와 북핵문제를 논의할 새로운 다자틀이 모색되더라도 김정일은 핵포기를 의미하는 모든 핵프로그램의 완벽한 신고와 검증 등 핵폐기에 대한 결단은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유 교수는 “북한은 향후 핵무기의 폐기와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완전 폐기와 관련한 협상은 지속될 것이나 이 과정에서 벼랑끝 외교, 살라미전술 등 전통적인 기만전술을 구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으로부터 대북제재 해제와 체제보장 및 6자회담 국가들이 제시할 포괄적 대북 패키지안이 구체화되면 추가적인 핵과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을 중단함으로써 미국 및 국제사회와의 대결구도는 피하고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문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으나 무법, 무질서한 치안문제 해결을 위해서 평화유지군 등을 파견할 경우에는 한국을 중심으로 주변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조기에 안정화 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후계구도와 관련, “지난 2008년 하반기 김정일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이후 북한 지도부는 후계구도를 조기에 정착시켜야 할 필요성에 공감한 것 같다”며 “김정은이 조속한 시일 내에 후계자로 등장하기 위해서는 국가보위기구 등 무력을 장악하는 방식으로 후계자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북한의 후계구도는 안정적으로 안착되기 보다는 급변사태로 확산되어 한반도의 근본적인 지각변동을 초래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과 함께 동아시아 3국의 전략적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병로 서울대 교수는 “현재 미국, 일본, 중국이 북한의 2단계(군사적 변화, 지도부의 태도변화)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대화와 협상 전략으로 진행하고 있으므로 2010년에는 대화분위기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의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탈냉전 이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남광규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핵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기까지는 ‘선 국제협력(先 國際協力)’, ‘후 남북협력(後 南北協力)’의 기본구도가 유지되어야 한다”며 최근 제기되는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반대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