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對南 비난 6.15이전으로 회귀

북한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침묵을 깨고 정치.군사분야에서 비난 포문을 연 뒤 대북.대외정책을 이유로 이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할 뿐 아니라, 등록금,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시위 체포전담반, 건설노동자 폭행 치사 등 남한 내부의 각종 사건.사고도 거론해 새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특히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거의 사라졌던 “남조선 괴뢰(꼭두각시)군”이라는 냉전시대 호칭도 일상적인 대남 험구로 되살아나는 등 북한의 대남 비난.비방 범위와 수준이 ‘6.15 이전’으로 회귀함으로써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간 긴장관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북한은 대남 비난.비방에 신문, 방송,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총동원하고 있으며 남한 사회단체 등의 대정부 비판 성명이나 논평을 인용하는 형식도 자주 취하고 있고, 친북 성향 해외 동포단체나 외국단체도 끌어들이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 매체들은 남한 진보단체들의 미군부대 앞 시위나 한미 합동군사훈련 등을 비난했으나, 북한측은 “남한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관계에 관한 것에만 한정한 것이기때문에 내정간섭이 아니다”고 주장해왔으나, 최근 대남 비난.비방은 무차별이라 할 정도로 대상을 넓히고 있다.

북한의 주요 방송과 신문, 통신 등의 보도물에 대한 연합뉴스의 수신 기록을 토대로, 대남 비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국군에 대해 일반적으로 “남조선군”이라고 부르던 것을 4월8일 평양방송에서 김태영 합참의장을 “괴뢰군 합동참모본부 의장”이라고 지칭한 이후 “괴뢰군”이라는 호칭이 다시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수신 기록상 6.15남북정상회담 이전엔 북한 매체들은 군에 대해선 물론 정부 각 기관과 국가정보원, 검찰, 국회 등에 대해서도 “괴뢰 검찰” 등으로 “괴뢰”라는 표현을 붙여, 정상회담 직전인 2000년 상반기에도 매일 3~7건에 달했으나, 정상회담 직후 급감해 회담이 이뤄진 6월 후반엔 보름간 4건으로 줄었다.

이후 2001~2007년 중에는 팀스피리트 훈련관련 비난이 집중된 2002년 17건을 제외하면 당시 남한 정부측을 직접 겨냥해 “괴뢰”라고 지칭한 것은 연간 1~3건에 불과했다.

북한 매체들은 또 “파쑈(파쇼)독재”라는 대남 비방용어도 재등장시켰다. 3월29일 평양방송은 “최근 남조선의 공안 당국이 파쑈독재 시기에 악명을 떨친 백골단과 같은 폭력단체를 내오기로 하였다”거나 “남조선에서 군사독재 시기의 파쑈화가 재현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불법시위자 체포전담반의 운용을 비난했다.

보수단체 뉴라이트 계열인 교과서포럼이 발간한 ‘한국 근현대사’도 북한 매체의 단골 비난 대상이다.

3월29일 북한의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파쑈 암흑시대를 되살리려는 망동’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 책이 제주 4.3사건을 “좌파세력의 반란”이라고 규정한 것 등을 비난했고, 4월들어서도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등이 잇따라 “용납못할 역사왜곡” 등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의 경우도, 21일 중앙방송이 남한의 언론보도를 인용해 반대시위 소식을 전하면서 “당국이 일방적인 퍼주기식 협상을 함으로써 국민을 미친소병(광우병)에 걸릴 위험에 몰아넣고 농민들의 생존권을 말살하고 있다고 (시위대가) 단죄했다”고 남한 정부 비난에 활용했다.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도 평양방송은 지난 1일 “노동자의 1년분 임금을 고스란히 들이밀어도 충당할 수 없는 액수” 등으로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 “등록금 폭등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에 있다”고 반정부 선전에 활용했다.

북한의 ‘우리민족끼리’는 26일자에서 새 정부의 영어교육 정책에 대해서도 “일제의 ‘국어상용’이 종주국의 강요였다면 현 남조선 집권세력의 ‘영어실용화’는 스스로 언어 자주권을 포기하는 범죄행위”라고 시비를 걸었다.

지난달 강릉에서 체불임금의 지급을 요구하던 건설 노동자가 현장 소장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숨지자 중앙방송이 닷새 후인 29일 이 사건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 남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했다.

노동신문 등은 4.19혁명 기념일인 19일 “남조선 인민들”에게 “반미자주화, 반독재민주화, 조국통일투쟁에 적극 떨쳐나”설 것을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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