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3通 불이행’ 거론 배경 주목

북한이 22일 남측의 ‘3通 불이행’을 거론하면서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 관광사업의 위기론을 들고나와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북측 군부가 남측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했던 자재.장비를 받지 못하자 이들 사업을 거론하면서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남북정상회담과 총리회담에서 3통문제에 합의를 하고 군사당국 간 실무협의를 갖는 과정에서 북측은 남측 방문인원 명단 접수의 어려움 등을 거론하면서 통신선로와 통신장비 등 노후화된 통신시설의 지원을 요청했고 ‘참여정부’ 당시 우리 쪽에서도 긍정적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지원이 새 정부 들어서면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북한 군부가 발끈하면서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을 걸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10여일 전부터 통행문제를 전담하고 있는 북한 군부가 팩스로 보낸 명단을 못 받았다고 밝혀 개성과 금강산의 출입이 조금씩 차질을 받고 있다”며 “북측은 금강산과 개성공단 출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를 바라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다 크게 보면 이명박 정부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재검토를 천명한 이후 북측은 개성공단의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남측 인원을 사실상 추방하고 남측 당국자의 방북을 불허한다는 조치를 취했지만 남측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전혀 없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걸어 남측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남북군사회담 북측 대변인이 담화에서 “남조선이 없이도 우리는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지만 우리와 등지고 대결하는 남조선이 과연 어떻게 되는가를 두고 볼 것이라고 한 우리의 의미심장한 경고를 무심히 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3통문제와 군(軍) 통신 정상운영대책 미이행을 거론하기는 했지만 이는 명분에 불과할 뿐이고 남측의 민간사업자들이 개입되어 있는 사업들을 통해 남측 정부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올리려는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은 남북화해와 평화의 상징처럼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고 이들 사업의 차질이 남북 간의 위기로 인식되면 결과적으로 타격을 입는 쪽은 남쪽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북측이 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국제신용기관 등에서 남측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여러 기준 중의 하나가 남북관계인 것이 사실”이라며 “북측이 이러한 부분을 남측의 취약한 고리라고 생각하고 공세의 수위를 높이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조만간 북한의 핵신고와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6자회담 재개 등 북미관계가 급진전하고 있고 북일 관계도 납치문제 재조사와 일본의 대북제재 부분해제 등의 조치를 취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만 삐걱거리고 있음을 부각시킴으로써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측이 남측으로 하여금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계승을 선언하고 당국 간 회담 재개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북한이 담화를 통해 요구한 사안들이 결국 남북 간의 실무협의를 필요로 하는 것들이고, ‘3통문제’는 그동안 남측이 꾸준히 북측에 요구해온 사안이라는 점에서 대화 필요성을 완곡하게나마 강조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이 이 문제로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사업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측이 남측을 압박하고 이를 통해 남측의 대북태도를 바꿔보려는 의도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쪽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쪽은 북측인 만큼 북측의 태도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측에 대한 장비지원문제가 3통문제의 차질로 이어져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사업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될 것”이라며 “오히려 남북 양측은 이번 일을 대화의 틀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