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대선 앞두고 대남공작 강화할 것”

지난 23일 일본 법무성 산하 공안조사청이 발표한 ‘200년 내외정세의 회고와 전망’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올 한해 한반도를 둘러싼 내외정세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의 FBI라고도 불리는 공안조사청은 매년 말 지난 1년간 일본 주변의 국제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내외정세의 회고와 전망’을 발표해오고 있다. 특히 일본은 북한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갖고 꾸준히 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어, 북한의 대내외 상황에 대한 비교적 정확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외비밀로 분류된 이 보고서는 언론을 통해 극히 일부분이 공개됐다. 데일리NK는 이 보고서를 입수해 핵심내용을 요약·공개한다.

보고서는 내년 12월로 예정되어 있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대남공작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한은 한나라당을 비롯해 보수 세력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고, 반(反)보수대연합의 단결을 호소하며 대북유화노선 지지세력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사일 발사ㆍ핵실험으로 긴박한 북한 정세=북한이 핵실험 이후 6자회담에 복귀한 배경에는 금융제재 해제라는 목적 이외에도 6자회담 틀 내에서 ‘핵보유국’으로서의 국제적 지위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안보리 제재 결의 채택 후 빗발친 각국의 비난을 잠재우고 중국, 러시아, 한국 등으로의 지원 재개를 기대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향후 6자회담이나 금융제재 문제가 자국의 의도대로 진전되지 않을 경우 다시 강경한 대응을 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헤친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대북제재에 반대해왔지만, 북한이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중국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란 원칙 아래 북한에 대해 지원과 압력을 병행할 것이고, 북한의 체제 붕괴를 유도하는 압력 행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신중한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쌀과 비료지원을 중단했지만, 대북유화정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 관광 산업이나 개성공업단지는 국내외 비판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중단하지 않고 있다. 또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정식 참가도 보류하는 등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안정 요소’가 증가한 북한의 국내 사정=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실시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에너지와 전력, 원재료의 부족, 산업설비의 노후화 등으로 북한 내의 기본적인 생산 활동은 여전히 저조한 상태다.

대외경제면에서도 미국의 금융제재 이후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 사이에 북한 관련 거래를 회피하는 경향이 퍼져있고, 중요한 외화소득원이라 할 수 있는 지폐 위조나 불법 약물의 제조, 밀매 등의 불법 경제활동도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경제난 속에 일반 노동자의 급여 수준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곡물 등의 시장가격 상승은 계속되고 있어 당, 정, 군 간부 등 부유층과 일반 주민 사이의 빈부격차는 한층 확대되고 있다. 또한 당,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군, 치안 기관 등에서도 배금주의 풍조가 만연해 있어 군, 치안 기관의 강압적 지배도 이전만큼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

경제난의 가중 및 외부 정보 유입 등의 요인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권위도 떨어지고 있으며, 북한 지도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군대의 힘을 바탕으로 한 강권적인 지배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북한 핵실험으로 북ㆍ일 관계 더욱 악화= 북한은 한국인 납치 피해자 김영남 씨가 요코다 메구미 씨의 남편일 가능성이 높다는 일본의 DNA 감정 결과 발표 후, 한일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연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부시 대통령이 메구미의 어머니 요코타 사키에 씨와 만나는 등 납치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확대되는 것에 강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김영남 씨를 한ㆍ일 언론들과 회견시킨 후 납치된 사실을 스스로 부정하게 했고, 메구미 씨가 사망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도록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메구미 씨의 사망을 기정사실화 함으로써 한일 양국의 납치 문제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또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이후에도 ‘북ㆍ일 평화선언은 유효하다’고 밝히면서, 일본이 취한 일련의 대북조치들이 ‘북ㆍ일 평화선언’에 위반된다고 비난하고 ‘반드시 대항 조치를 강구한다’와 같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상호 불신과 대립이 깊어진 북ㆍ중 관계=북한의 핵실험 이후 중국은 강한 불만을 표명하는 것과 동시에 추가 핵실험 실시 등 위험한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안보리의 제재 결의에 찬성하고 북ㆍ중 국경지대의 경계를 강화했다.

중국은 그러나 북한이 제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도적 지원’이란 이름으로 식량, 에너지 등 경제 지원을 지속하는 동시에 탕자쉬안 국무위원을 북한에 특사로 보내 동 사태의 진정을 위해 노력했으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적극 추진했다.

한편, 중국의 지원은 북한에게 있어 경제, 외교 등 각 분야에 있어서 체제 존속을 위해 불가결한 요인이고, 중국에 있어서도 과도한 대북 압력에 의해 북한 체제가 붕괴하거나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자국의 경제발전이나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도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최우선하는 입장에서 과도한 대북압박에는 반대하겠지만 북한에 대한 지원과 압력을 병행하며 6자회담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중국의 정책에 불만을 품으면서도 체제 존속에 불가결한 지원의 필요성 때문에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를 지속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의 각종 움직임이나 안보리 결의에서 나타났던 대북정책을 둘러싼 미ㆍ중의 ‘협조’ 등 새로운 사태들이 김정일 체제의 안정이나 ‘외교의 자주성’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신중히 경계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핵문제 이후 남북관계=북한은 6ㆍ15남북공동선언 5주년 등을 통해 형성된 남북간 우호 무드의 지속, 심화를 목표로 ‘우리민족끼리’, ‘민족공조’ 등 민족감정에 호소하는 슬로건 아래에서 한국 내 ‘반보수대연합’ 결성을 호소하는 움직임을 계속 보이고 있다.

또 안보리에서 대북제재결의가 채택된 후에는 PSI에 참가하려는 한국 정부의 움직임이나 금강산 관광사업의 재검토를 견제하는 각종 성명, 담화를 반복해 발표하는 것과 동시에 북한과의 교류에 적극적인 민주노동당이나 민간 단체 대표단의 북한 방문을 받아들이며 한국의 대북유화정책 유지를 유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핵실험 직후 스스로 유화정책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후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 공업단지 사업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의 상징이며, 북한에 시장경제의 경험을 전달하고 개방으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속 방침을 결정하고, 미국이 요구했던 PSI 정식 참가도 유보하는 등 유화 정책 기조 유지에 노력했다.

2007년 12월로 예정되어 있는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유화노선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가 동북아시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 정권이 대선을 겨냥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모색하고 있다고도 전해지고 있어 그 동향이 주목된다.

북한은 한국의 이러한 상황을 주시하면서 야당인 한나라당을 비롯해 보수 세력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며, 반(反)보수 세력의 단결을 호소하는 등 유화노선 지지 세력의 기반을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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