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통지문 낭독도 저지…끝까지 일방통행

북한은 21일 남북 당국간 접촉에서 그동안 개성공단 사업에 부여된 임금, 토지사용 등에 대한 모든 제도적 특혜조치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접촉을 통해 “개성공업지구의 ‘토지 임대차 계약’을 다시 하며 10년 간의 유예기간을 두어 2014년부터 지불하게 된 토지사용료를 6년 앞당겨 지불하고, 공업지구 북한 노동자들의 노임도 현실에 맞게 다시 조정한다”고 통보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연락관 접촉을 통해 장소·의제 등에 대한 사전 조율에 나섰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본 접촉이 지연됐다. 결국 7차례에 걸친 예비접촉 끝에 오후 8시 40분경 개성공단 내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총국)에서 본 접촉을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북측의 일방통보로 22분만에 마무리됐다.

북측은 이날 ▲개성공단 사업을 위해 남측에 줬던 모든 제도적 특혜조치 전면 재검토 ▲개성공업지구 관련 ‘토지임대차계약’ 재체결 ▲2014년부터 지불하도록 했던 토지사용료를 6년 앞당겨 지불토록 조치 ▲북측 노동자 노임 현실화 ▲개성공업지구 사업 관련 기존계약 재검토 협상 시작 등을 남측에 통보했다.

북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따라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당국간 ‘개성공단 개발 합의서’ 채택으로 시작된 개성공단 사업은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게 됐으며 상당 정도 사업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서 남측은 북측이 현대아산 근로자 유 씨를 억류하고 있는 것은 남북합의서 위반이라며 접견과 즉각 신병을 인도할 것을 요구했으나, 북측은 유 씨 억류사건은 이번 접촉과 무관한 사안이라며 남측의 요구를 거부, 유 씨 신병인도는 물론 접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남측은 또 북측에 ▲남북합의서 무효 선언 등 긴장조성 행위 즉각 철회 ▲육로통행 및 체류제한 조치 철회 ▲국가원수 비방, 중상 중지 등을 요구하고 개성공단 출입, 체류문제 등을 포함해 남북관계 현안 해결을 위한 당국간 차기 접촉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남측은 북한이 남측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방침에 강력 비난,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한반도 수역에서는 남북해운합의서가 적용되기 때문에 대결포고, 선전포고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북측에도 동참을 촉구했다.

통일부는 “이번 접촉은 구체적 의제를 명시하지도 않는 등 여러 형식상 문제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우리 대표단이 개성에 간 것은 북한에 억류 중인 우리 근로자 문제를 엄중한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북측이 장기 억류를 합리화하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다”며 “우리 근로자 문제에 대한 협의조차 거부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날 접촉에서 북측은 자신의 입장을 담은 통지문을 읽은 뒤 남측이 통지문을 낭독하자 이를 제지했다. 이어 남측은 북측에 통지문을 전달했으나 이후 북측은 남측 대표단이 머물고 있던 개성공단관리위원회로 찾아와 남측 통지문을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가진 남북접촉이었지만 북측의 일방적 통보만 들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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