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지원단체에 잇따른 `러브콜’

“도움을 받으면서도 큰소리치던 북한이 변했다. 이젠 진심으로 부탁하는 게 느껴진다.”
지원받는 처지이면서도 특유의 꼿꼿한 자세를 굽히지 않던 북한이 최근 몸을 바짝 낮추고 남한의 대북지원 NGO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24일 대북 지원단체들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 협력 창구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가 올해 들어 앞다퉈 남한 단체들에 도움을 요청하는 양상이다.


북한에서 농업개발사업 등을 펼쳐온 월드비전은 작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연례 남북농업회의 때 민경련 측으로부터 밀가루 300t과 쌀 200t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런데 이후 모습이 과거와 사뭇 달랐다고 한다.


전에는 요청해 놓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민경련 단둥사무소에서 수차례 서울로 전화를 걸어와 “평양에서 계속 연락이 온다. 지원을 해 준다고 했다던데…”라며 누차 부탁했다는 것이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한 대북지원 단체는 연초부터 민화협으로부터 느닷없이 신년인사와 함께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북한을 돕기 시작한 이래 북한이 이번처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이 단체 관계자는 귀띔했다.


예전과 달리 연초부터 북한이 대북 지원단체들의 방북 초청 허가를 적극적으로 내주는 점도 눈에 띈다.


보통 북한은 연말연초에는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들의 방북을 여간해서 허가하지 않았고 2월에는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 있어 민간 교류 차원의 방북은 2월말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대북 NGO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런데 북한 민화협은 오는 27일 의료지원단체인 `장미회’ 관계자 7명이 의료사업 모니터링 차원에서 중국 선양을 거쳐 평양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청장을 내 줬다.


장미회 사무국장 자격으로 방북하는 박현석 사무국장은 56개 대북지원 단체로 구성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운영을 총괄하는 운영위원장도 겸하고 있어 이번 방북 때 북측 민화협과 전반적 대북 지원사업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 사무국장은 “관례로 볼 때 1월에 북한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북한이 전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처럼 적극적인 구애의 손길을 보이는 것은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제1의 목표로 설정한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서는 외부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이를 반영하듯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8일 “남조선 집권세력이 북남관계를 당국의 독점물로 여기면서 민간을 배제하고 각계 단체들이 우리와 교류하는 것을 범죄시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민간단체들이 북남관계 해결을 위해 나서면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우회적으로 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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