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적화시켜 흡수통일하려는 목적 버리지 않아

통일 한반도, 누구나 꿈꾸는 미래일 텐데요. 실제로 통일 한반도를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또 일하는 전문가들은 어떤 통일 미래를 꿈꿀까요? 전문가와 함께 통일 한반도를 밀도 있게 그려보는 ‘통일 대담’ 시간입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한국에서 거론되는 이야기 중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흡수 통일’에 대한 이야깁니다. 최근에도 북한은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 통일위원회를 통해서 흡수 통일에 대한 논의를 극렬하게 비난했는데요. 4월 17일 이번 통일 대담 시간에는 김석우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을 모시고 흡수 통일이란 무엇인지, 이상적인 통일 방안은 무엇인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차관님, 며칠전에도 북한당국이 우리민족끼리에 흡수통일에 대한 비난 글을 게재했는데요. 제목이 이렇습니다. ‘흡수통일 망상에 들뜬 자들의 가소로운 입방아질’인데요, 한국 사회에서 흡수 통일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에 심기가 불편했던 것 같은데요. 먼저, 한국 사회에서 논의되는 흡수 통일이 무엇인지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국정부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기본으로 해서 통일을 이루려고 합니다. 적극적으로 북한을 흡수한다든가 이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북한정권은 6·25전쟁을 통해서 무력으로 흡수통일을 시도했었고 그 후에도 그런 욕심을 버리지 않고 크고 작은 테러나 도발을 해왔습니다. 오히려 한국사회의 방어적 논의에 대해서도 북한 측이 과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죠. 헌데 수백만 명의 주민들을 굶어죽게 한 사례가 위험한 것은 당연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전문가들은 북한공산주의 체제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변나라들이 한편으로는 북한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반대로 될 경우에 그 주변에 미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체제가 정상화되지 못해서 무너질 경우에 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마라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입니다. 그런 가상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굉장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가상적 문제를 일부학자나 언론에서 흡수통일이라고 이름붙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을 키우는 감이 있습니다. 한국정부 관계자들 중에서 흡수통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2.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흡수통일은 여러 통일 가정 상황, 그러니까 시나리오 가운데 최악의 통일 시나리오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차관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렇습니다. 남북한 양측이 화해·협력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평화적 통일을 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북한 급변사태를 계기로 일어날 흡수통일은 매우 불안한 과정이고, 부담스러운 통일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쟁이 나는 것보다는 나을 것입니다만.

3. 흡수 통일이 한국 사회에 부담이 큰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은데요. 현실적으로 자연스럽게 북한의 개방화를 이끌고 북한 스스로 개혁의 길로 나온 다는 것을 예상하는 것이 비현실적인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흡수 통일에 대한, 혹은 그보다 최악의 상황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대비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차관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북한 스스로 개혁개방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개혁개방을 하면 3대세습의 북한정권이 권력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개혁개방을 못하게 되고, 또 그렇게 되면 결국 1990년 이후 계속된 마이너스 성장기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현재 남북한 경제격차가 43대 1인데 그 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것은 남한주도의 통일로 빨려들어올 수밖에 없다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길 간절히 바라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북한의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고 그것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4. 실제로 한반도 통일이 흡수 통일의 형태로 갈 가능성 얼마나 된다고 보세요?

북한정권이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한 흡수통일의 가능성은 적다고 봅니다. 그러나 경제실패가 계속되고 주민들의 불만이 커질 경우에는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망한 것과 같은 운명을 밟을 가능성이 큽니다.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의 붕괴 전 그것을 예상한 학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중동 아프리카의 주민들 혁명으로 카다피와 같은 절대적 지도자가 자진해서 물러날 것으로 미리 예상한 전문가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억압받던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순식간에 큰 변혁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5.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체제가 무너지는 통일 방안에 당연히 발끈할 수밖에 없겠습니다만, 북한 당국도 통일을 강조하지 않습니까. ‘우리 민족이 더 이상 갈라져서 살 수 없다’라고 말을 하는데요. 그럼 북한 당국이 말하는 통일은, 체제 통일이 아니면 어떤 통일을 말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북한정권이야말로 노골적으로 남한사회를 적화시켜서 ‘흡수통일 하겠다’는 것을 당의 강령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노동당 강령 전문을 보자면 ‘조선노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 국방부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으며, 최종목적은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며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6. 그런데 북한이 말하는 연방제 통일은 완전한 통일이라고 볼 수 없는 거 아닌가요? 더군다나 주한미군 철수나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통일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점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1민족 1국가, 2제도 2정부의 연방제 통일방안은 체제가 다른 두 정부가 연방을 구성해서 남한 외국군을 철수시키고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킴으로써 남한 내 북한 동조세력을 도와서 결국 노동당 강령에서 추구하는 적화통일을 해보겠다는 생각입니다.

7. 예상 시나리오를 두고 충분히 논의되어야 하고 논의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흡수통일’이지만 공개적으로 흡수통일을 언급해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 정부 어느 누구도 흡수통일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거나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다만 가상적인 질문에 대한 막연한 답변을 언론이 크게 키워 가뜩이나 불안한 북한정권을 자극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공개적 언급 자체를 삼가는 게 좋을 것입니다. 다만 한국의 언론보도로, 북한이 실패한 경제를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개혁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면 하는 자극제 역할을 하는 측면은 있다고 봅니다. 

8. 흡수 통일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어감 자체가 굉장히 한국 중심적이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요. 단어 자체를 중립화된 어감으로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예를 들어 그냥 ‘체제 통일’이 될 수 있겠죠.

북한이 노동당 강령에서 흡수통일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럴 것 같습니다. 전문가나 언론이 중립적인 어감으로 바꾸는 것은 매우 좋은 생각입니다. 사실 이념과 체제가 다른 두 집단이 통일을 이룬 역사는 없습니다. 양자 간 접촉과 대화를 늘려 그동안 커진 이질성을 극복하고 합리적인 통합의 길을 진지하게 모색해 나가야합니다. 

9. 최근 한국 사회에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통일 대박론’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통일 대박론이 한국 사회에서 통일에 대한 관심을 제고 시킨 측면은 있지만 통일의 가치를 경제적으로만 환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과거 우리사회에서 ‘통일하면 남한도 함께 망한다’는 식의 잘못된 논리를 선동했던 적이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그런 생각을 주입시킴으로써 통일을 기피하게 하는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잘못된 논리를 수정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경제 이론상으로도 통일비용이 매우 막대하다는 것은 틀렸을 뿐 아니라 독일의 경우 15년 만에 통일된 독일이 경제적으로 정상화되어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대국이 된 것이 좋은 증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통일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는 공포감을 불어넣어 한국사회의 통일의지를 꺾었다는 점입니다.

통일과정에서의 재정상 부담을 두려워해서  통일이 우리의 일이 아니고 마치 남이 통일을 시켜주는 것처럼 내버려두는 것은 통일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2000년 이전 그러한 논리는 진정한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기보다 양측 체제를 그대로 두는 연방제에 가까운 방안을 생각하게 함으로써 망해가는 북한을 연장시키는 결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경제적으로 계산해서 우리사회에 이득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이익, 이외에도 분단으로 인한 이질화가 극복되고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의 기초를 만든다는 점. 그리고 우리들이 민족적 자긍심을 더욱 키운다는 점과 같이 많은 이득이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10. 통일을 이야기 하면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자, 또 가장 예측이 힘든 것이 한반도에서 어떤 식의 통일이 가능할 것이냐 하는 질문일 것 같습니다. 어려운 질문이지만 안할 수 없는 중요한 질문인데요. 차관님은 한반도에서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통일 방법,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실적으로 분석해보면, 남북분단 이후 남한은 성공했고 북한은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회의 대부분 주민들이 인간답게 살고 있느냐 하는 점에서 평가받아야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성공한 남한이 중심이 되어 통일되는 것은 역사의 순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11. 차관께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통일방법은 어떤 건가요? 특히 이상적인 한반도 통일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은 무엇일까요?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실패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개혁개방을 통해 시장경제를 받아들임으로써 남북 간 이질성을 극복하고 상호협력을 통해 평화적인 통일을 달성해야 하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평화가 전제 되어야 하고 통치 권력보다 주민들의 이익과 행복이 우선돼야 합니다.

12. 통일의 주체는 한국 국민과 북한 주민입니다. 북한 주민이 자발적으로 원해야 한반도 통일이 가능할텐데요. 북한 주민들에게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북한당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취해서 주민들이 바깥세상을 알게 되고, 객관적 사실을 파악하게 함으로써 남북한의 접촉과 대화가 사실과 합리성을 근거로 이뤄져야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외부의 객관적 정보가 북한사회에 들어가도록 도와야합니다. 우리가 돕지 않더라도 이미 북한사회에 외부정보가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지금 국제사회의 과학기술, 교통통신 발전이 눈부시기 때문에 외부정보가 북한사회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북한당국이 억지로 막는다고 해도 사실상 막기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13.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 정부, 그리고 민간단체, 또한 국제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작년 1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어떠한 경우라도 통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일이라는 각오를 확실히 했습니다. 그런 확실한 정부 정책은 한국 국민들의 통일 의지 또한 강화시켰습니다. 통일은 절대 간단하거나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부가 주도해야만, 민간인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통일이 수월하게 이뤄지게 됩니다. 1945년 해방, 1950년 6·25전쟁으로 인해 한국사회는 폐허가 되었습니다. 그런 폐허 속에서 한국은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자유민주주의를 이뤄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국 중 유일한 예입니다. 그렇게 한국정부와 민간이 적극적인 통일의지를 갖고 있을 때 국제사회는 우리의 통일을 지원하게 됩니다. 미국은 물론 중국도 한반도 평화적 통일을 지원하는 것이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좋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14. 개인적인 질문도 드리고 싶은데요. 한반도 통일을 위해 어느 누구보다 통일을 열망하고 열정적으로 뛰고 계십니다. 통일에 대해 본격적으로 중요성을 깨닫고 일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요?

실제 통일원에서 근무한 것도 있지만 그전부터 이미 동유럽 국가들이 망하는 과정에서 소련과의 수교에 참여했고, 또 중국과의 1992년 국교정상화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한국의 가장 큰 목표인 통일이라는 꿈을 이뤄야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이 꿈을 실현하는 데 직접 참여하고 거기서 무언가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굳히게 되었습니다.

14-1. 한반도 통일에 대한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신지 궁급합니다.

통일이 되면 결국 남한이나 북한이나 거기에 살고 있는 주인은 국민들인데 그 주인들이 인간다운 생활, 자유, 인권, 존엄성이 보장돼야 합니다. 그런 사회가 되는 것이 진정한 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꿈이 아니고 우리가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사회에서 1963년에 마틴 루턴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다. 내 아들, 손자가 피부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종교가 다른 이웃 친구들과 차별 없이 지내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고 말했습니다. 50년도 되기 전에 흑인 오바마가 대통령이 됐습니다. 당시에는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결국 이뤄졌습니다. 저는 한반도에서도 남한과 북한의 모든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자유,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꿈이 반드시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14-2. 당장 통일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하시겠습니까?

북한에 달려가 북한의 주민들이 우선 먹고 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를 직접 같이 힘이 되어주고 싶고, 그 문제가 끝난다면 더 나아가 예를 들어 철도보강이라든지 도로를 건설한다든지 이런 일들을 하는데 남한사회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빨리 지원하도록 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네, 오늘 통일 대담 시간에는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과 함께 이상적인 한반도 통일의 방법은 무엇인지, 또 통일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차관님,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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