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 체면 고려 상반기 남북대화 제의할 것”

지난 26일 방북했던 지미 카터 일행이 ‘남한과 비핵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북한의 제의를 전달하면서 남북대화 재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은 28일 서울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국하고만 해온 비핵화 회담을 남한과도 논의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북한은 대화재개 제의가 한·미를 비롯해 6자회담국들에게 받아들여지기 바라며, 모든 주제에 대해 조건없이 이들 국가들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당국은 3자(카터)를 통한 제안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지만 비핵화 대화 의지 재확인 차원에서 일정부분 긍정적인 시그널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반도 정세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조성된 대화 재개 분위기에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의 제안은 좀 더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현재 북한이 어떻게 하겠다는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혀, 북한의 대화재개 제의시 남북 비핵화 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카터 일행의 방북 시점에 방한했던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대표가 한국 정부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방안(남북대화→북미 대화→6자회담)에 합의하면서 대화재개 흐름에 탄력을 받고 있다. 우 대표는 앞서 지난달 초 중국을 방문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3단계 방안에 대해 조율했으며 북한이 이 방안에 수용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북한이 천안함·연평도 희생자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도 대화재개 문턱을 낮추는 기제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대화재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북한이 일종의 타협책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북한이 백두산 화산 관련 협의를 제의한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동해표기와 관련해 남북한 역사학자들간 협력하자고 제의했다. 남북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민간차원이기 하지만 이러한 남북간 접촉이 대화재개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도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이 어느 시점에, 어떤 내용으로 남한의 대화제의에 반응해올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29일 “현재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북한이 어떤 반응에 따라 비핵화 남북 회담이 열릴지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우 대표가 방한 결과를 갖고 평양을 방문해 북중간 조율을 마친 시점에 남북 대화재개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 대표는 귀국에 앞서 기자들에게 “(평양 방문) 계획이 있으나 아직 날짜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베이징에 도착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대표는 방북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방안과 관련 방한 결과를 북측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우다웨이 방북을 계기로 북한은 현재까지 진행된 각국의 입장에 대한 재탐색전을 벌이면서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다웨이 방북 직후 한두달 가량 북한은 대화재개 시도를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도 “중국이 남북한 동시 외교를 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의 체면을 봐서라도 상반기중 남한에 대화제의를 할 것”이라면서 “남한의 입장에서도 재보선 여파도 있고 북한의 대화제의를 거절한다는 국제사회에서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대화제의에 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특히 “현재 남북대화가 전혀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을 위해서라도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은 “우다웨이가 방북 직후 남북 비핵화에 대한 대략적인 틀이 드러날 것”이라면서 “한미와 북중이 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중단 등 북한의 핵능력을 발전시키지 않는다는 선에서 타협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남북 비핵화 회담이 열리더라도 북한의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난 2월에 열린 남북군사실무회담처럼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일단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의 진정성을 평가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토대로 미북접촉 등 양자·다자 접촉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계속해서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 소식통은 “남북 비핵화 회담이 열린다면 그 이전에 군사실무회담을 열어 천안함·연평도 문제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넘어가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남북 비핵화 대화에서 북한이 미국의 핵우산을 겨냥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내세워 대화자체가 꼬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북한이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천안함 연평도에 대해 결자해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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