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원자바오에 ‘최고 예우’

북한 당국이 4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방북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를 정상급의 특급 예우를 갖춰 맞았다.

북한 입장에서 가장 파격적인 예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날 평양 공항에 특별기편으로 도착한 원 총리를 공항에 직접 나가 영접하고 대규모 연도 환영 군중을 동원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1998년 ‘김정일 체제’의 공식 출범 이래 외국의 국가원수가 아닌 2인자 총리를 공항에서 영접한 것은 처음이다.

고 김일성 주석의 경우 중국의 마오쩌뚱(毛澤東) 주석에 버금가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를 직접 영접한 일이 있었으나 그 외의 중국 총리를 공항에서 영접한 예는 없다.

김 위원장이 공항에 나가 영접한 국빈은 김대중 대통령(2000.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2000.7),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2001.9),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2005.10),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2007.10)에 한정됐다.

그는 또 2007년 10월 육로로 방북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경우 평양 도심의 4.25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 영접행사에서 맞았었다.

평양시민을 동원한 대규모 연도 환영 역시 이들 정상의 방북 때와, 김일성.김정일 부자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노로돔 시아누크 전 캄보디아 국왕과 샘 누조마 전 나미비아 대통령에 그쳤다.

북한 신문과 방송 등 언론 매체들도 이날 일제히 원 총리를 “귀중한 친선의 사절”이라며 그의 방북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기사와 방송물을 내보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면에 원 총리의 방북관련 사설을 싣고 “역사적 시기와 정치적 중요성으로 볼 때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며 “조중 친선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조선중앙TV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 인민의 친선의 사절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제목의 방송물을 통해 원 총리를 맞는 평양은 “명절 일색으로 단장돼 있다”고 환영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중 두 나라 당과 인민들 사이에 맺어진 오랜 친선관계는 오늘 대를 이어 계속 줄기차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소개하고 “조중 친선은 두 나라 영도자들의 깊은 관심 속에서 날로 좋게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 평양신문 등 주요 일간지는 원 총리의 사진과 함께 약력을 상세히 소개했고, 중앙방송도 원 총리의 약력을 별도로 소개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원 총리의 방북을 환영하는 프로그램을 다수 방영할 예정이다.

중앙TV는 오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 인민의 친선의 사절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방송물을 내보낸 데 이어 오후에는 북한 예술인들이 개작.공연한 중국 연극 ‘네온등 밑의 초병’을 ‘소개편집물’을 통해 방송하고 과거 방북했던 중국 예술인들의 공연도 방영한다.

방송은 아울러 ‘조중친선을 꽃피운 불멸의 자욱따라’ 제하의 중국기행 제1부를 내보낼 예정이어서 이 프로그램은 원 총리 방북기간 계속 방송될 것으로 보인다.

원 총리에 대한 이러한 최고의 환대는 핵문제로 인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임을 북한 당국이 인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중 수교 60주년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북한의 입장을 반영하고 변호해주는 유일한 국가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최근 급상승하고 있고 북한의 환대는 이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을 통해 이러한 양국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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