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에 상호원조조약 ‘자동 개입’ 수정 요구”

북한이 중국에 대해 ‘북-중 상호원조조약’상의 ‘자동 개입’ 조항 수정을 요구해 양측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4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조약 2조는 “일방이 하나의 국가 또는 몇 개의 국가 연합으로부터 무력 침공을 당해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면 상대방은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문은 3일 베이징(北京)의 한 대북 소식통은의 말을 인용, 북한 관리의 말에 의하면 북한이 지난해 5월 핵실험 이후 제재 국면 타개를 위해 중국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조약 개정을 제의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만났을 때 관영 신화통신 등이 보도한 회담 내용에는 ‘자동 개입’ 조항 개정 논의가 있었는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문은 북측이 제의한 ‘자동 개입’ 조항 개정 여부도 큰 현안이었기 때문에 김정일의 방중 의제에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양국 간 군사동맹 관계를 떠받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 조약의 수정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1년 7월 체결된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은 조약의 수정 또는 폐기에 대해 어느 일방이 의견을 제시해도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한 유효하다.


신문은 북한이 이 조항에 대해 ‘일방의 요청이 있을 때’ 상대방이 군사 원조 등 개입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자동 개입’ 조항의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북한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중국이 개입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신문은 북한이 김정일 후계 체제 안정을 위해서는 후계자에 대한 중국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불필요한 영향력 확대’도 견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그럴 경우 북한은 ‘자동 개입’ 조항은 손질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그간 북한은 중국이 혈맹이지만 경제원조 등을 이유로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해 왔으며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시기에 북한이 중국에 손을 벌리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박사는 “북한이 조약 개정을 제안했다면 미국과의 관계 개선, 나아가 평화협정의 체결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북-중 간 군사동맹 조약의 ‘자동 개입’조항은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영향력도 견제하고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비핵화 이외에 또 다른 카드로도 활용하는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의 또 다른 북한 전문가는 “핵실험 이후 제재 국면 타개 등을 위해 중국의 지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양국 동맹의 핵심이 되는 조약의 개정을 제기하는 것은 양국 관계를 소원하게 할 수 있어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한편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과 중화인민공화국 간의 우호 협조 및 상호 원조에 관한 조약은 전문과 7개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2조가 ‘자동 개입’ 조항이다.


1961년 7월 11일 김일성이 베이징을 방문해 체결했으며 7월 6일에는 모스크바에서 유사한 조약을 체결했다. 러시아와는 1999년 신조약을 맺어 ‘자동 개입’ 조항을 삭제했으나 북-중 조약은 현재까지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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