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홍콩의 민간업체 등이 북한에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을 공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10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 연구소가 하원 건물에서 주최한 강연에서 “북한이 핵개발에 필요한 부품들을 해외에서 계속 수입해 핵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소리(VOA)’의 보도에 따르면,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날 “북한이 알루미늄 튜브와 진공 펌프, 밸브, 육불화우라늄 실린더(UHC) 등 원심분리기 가동에 필요한 다양한 물질과 진공 장비, 제조 장비를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자체 제조할 수 있는 컴퓨터 수치 제어 장비(CNC) 등도 경비 절감을 위해 대만산 지멘스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북한이 가스 원심분리기 제조와 가동에 필요한 핵심 장비들을 모두 자체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감한 제품과 기술은 반드시 해외에서 조달해야만 한다”면서 “북한이 중국과 홍콩 내 민간 업체와 중개인들을 활용해 이런 부품들을 우회적으로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개업체들이 북한을 대신해 중국 내부와 서방세계, 일본제품들을 구입한 뒤 이를 북측 기관에 인도해 북중 국경 지역을 경유해 북한으로 이송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울브라이트 소장은 또 “중국이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핵무기 부품 등을 실은 트럭이 북-중 국경을 너무 쉽게 통과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제대로 검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유럽 국가들이 자국산 제품이 중국을 경유해 북한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중국 정부에 중국 민간업체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 등 협력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계속 비협조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데일리NK는 최근 북한 당국이 무기 제조에 필요한 자재를 들여오기 위해 화물차 밑에 부착하는 방법 등 고안하는 등 대북 제재 물타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