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대지진 “남의 일 아니지”

북한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홍수나 가뭄, 산불, 지진 등의 자연재해를 다른 소식과는 달리 비교적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 쓰촨(四川)성 원촨(汶川)현에서 발생한 리히터 7.8의 대지진 피해소식도 마찬가지로, 북한 매체들은 발생 하루 만에 피해상황을 첫 보도한 이후 발생 원인과 중국 측의 대대적인 복구작업 등을 연일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번 쓰촨성 지진피해에 대한 북한 매체들의 보도 수준은 2004년 12월 동남아시아 지역을 강타하며 16만여 명이 사망하고 엄청난 물적 손실을 초래한 지진해일 ’쓰나미’ 때에 버금가고 있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외신과 각국의 통계를 인용해 피해상황을 연일 자세히 전했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지진과 해일로 인한 큰 피해’라는 제목의 참사특집 프로그램까지 편성해 사고현장 동영상과 함께 지진.해일의 생성원리와 파괴력, 예방책 등에 대한 북한 기상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피해국가에 위로전문을 보내는 동시에 매우 이례적으로 긴급구호자금 15만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번 대지진 참사와 관련해 북한은 참혹한 피해상황과 더불어 최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지역적 특성까지 고려돼 각별한 관심을 갖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진발생 하루 뒤인 13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위로전문을 보내 “귀국 인민이 피해 후과를 하루 빨리 가시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고, 대외문화연락위원회와 조.중 친선협회, 청년동맹 등 북한의 여러 기관.단체들도 중국의 관련 단체들에 별도의 전문을 보내 위로의 입장을 전달했다.

북한 매체들도 13일 오후 대지진 발생 사실을 처음 보도한 이후 피해 상황과 복구작업, 지진의 발생 원인과 대책 등을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5일 북한 지진국 강진석 박사의 말을 인용,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를 10㎞로 보고 있는데, 매우 얕은 지진에 속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파괴력도 세고 파급범위가 매우 넓어 많은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강 박사는 “성도(쓰촨성 성도인 청두)로부터 평양까지 거리가 약 2천㎞인데,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지진관측소들의 지진계에서 이 지진을 기록했다”며 북한 내에서도 쓰촨성 대지진이 관측됐음을 공개했다.

또 노동신문은 17일 ’지진 피해를 가시기 위한 투쟁’이라는 제목의 글을 싣고 쓰촨성 대지진 발생과 피해규모,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구조활동 소식을 전했으며, 중앙방송과 평양방송도 중국 국무원 지진재해구제지휘부 자료를 인용해 “15일 현재 사망자 수가 1만9천509명으로 늘어났다”며 중국 당.정.군의 지진피해 복구 조치를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북한 당국은 최근 ’식량위기’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쓰나미 때 이후 처음으로 중국 정부에 10만 달러의 복구자금을 지원하는 등 인도적 구호활동에 동참했다.

북한 매체들이 세계적인 자연재해 상황에 한층 관심을 갖고 보도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고난의 행군’을 겪고 난 이후부터이다.

1995년 ’100년만의 대홍수’라는 물난리를 겪은 이후 수해와 가뭄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돼 농경지가 유실되고 도로.철도가 침수되는 것은 물론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함에 따라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의 심각성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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