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개혁·개방 ‘극찬’…”외교적 수사일 뿐”

지난달 26일 방중한 김정일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개혁개방을 높이 평가한데 이어 2일 노동신문도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극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 주석과의 회담에서 김정일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신속한 발전을 하고 곳곳에 생기가 넘친다”며 중국의 경제정책이 “정확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김정일이 직접화법으로 이렇게까지 중국의 개혁개방을 평가한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평이다.


2일 노동신문도 사설을 통해 “오늘날 사회주의 중국에서는 나라의 번영을 담보하는 비약적 발전이 이룩되고 있다”면서 “호금도(후진타오) 동지를 총서기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영도 아래 중국 인민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이고 있다”고 호평했다.


특히 신문은 “우리 인민은 새로운 신심과 낙관에 넘쳐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총진군을 힘 있게 다그치고 있다”면서 “세기를 이어오는 조중(북중) 친선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두 나라 당과 인민의 이익에 전적으로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김정일의 방중 당시 발언과 이후 북한 매체들의 중국 개혁개방에 대한 이례적인 극찬을 두고 일각에선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외교 소식통도 “김정일이 베이징이 아닌 동북지방을 들른 것은 경제적인 목적이었다”면서 “중국 수뇌부와 북한의 경제 개혁개방 문제를 집중 논의한 만큼 향후 개혁개방을 표방하고 대외 투자를 적극 추동하는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들은 체제 특성상 김정일이 개혁개방의 길로 가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개혁개방과 북한의 체제가 양립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김정일의 개혁개방에는 본질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개혁개방은 주민들의 정보 유통 자유화를 초래해 김정일 체제의 허위선전과 실정이 폭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 신의주 및 라신·선봉 특구를 시도한 바 있으나 북한의 체제 문제로 인해서 성과를 내지 못한 바 있다. 
 
따라서 노동신문 등이 ‘공산당의 영도 아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힘있게 열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결국 2010년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북한이 ‘김정일-노동당’의 영도에 따른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의 당위성을 주민들에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중국의 경제지원을 기대하는 김정일의 ‘립서비스’ 차원이라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또 두만강 유역의 북중 경제협력이 본격화되더라도 북한 전역으로의 확산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김정일이 2001년 상해 방문 당시 ‘상전벽해(桑田碧海)’ 발언을 비롯해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에 대해 부러움을 표시해 개혁개방 가능성이 점쳐진 바 있으나 실질적인 개혁개방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이후 7·1경제관리 개선조치 등을 취하기도 했지만 실패로 돌아가 이렇다 할 개혁개방 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다. 


앞서 황장엽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은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해 개혁개방을 접하고 온다고 해서 개혁개방으로 갈 수 없다”면서 “개혁개방을 하면 체제의 위협이 될 수 있는 외부 정보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김정일의 이번 개혁개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중국에 경제지원과 김정은 후계지원을 받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하다”면서 “외교적인 발언으로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과거 특구 건설 등을 통해 개혁개방 제스처를 취한 바 있기에 이번에도 그런 ‘깜짝쇼’를 벌일 수 있지만 전면적인 개혁개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데 입을 모았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외부의 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특정지역의 특구를 선호한다”면서 “이번에 특구 건설한다는 ‘깜짝쇼’를 벌일 수 있으나 북한 전반에 확산되는 개혁개방은 정보 차단이 어렵기 때문에 실시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특히 “김정일이 특구를 만든다 해도 해외 자본이 들어갈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은 더욱 낮다”고 강조했다.


오 연구위원도 “김정일이 경제적 실리 차원에 중국의 동북 3성 개발에 호응하는 제스처를 보일 수 있으나 개혁개방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성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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