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감옥 수감된 탈북자 대리투표”

북한 당국이 지난 3월 8일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당일 중국 감옥에 구류되어 있는 탈북자들을 대신해 가족들이 대리투표를 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현지 소식통을 통해 드러났다.

14일 데일리 NK와 통화한 양강도 소식통은 “(양강도 혜산시에서) 이번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중국에 구류되어있는 도강자(渡江者:밀수꾼 및 탈북자로 국경선 역할을 하는 강을 건넌 자를 뜻함)들에 대해 가족들이 대신 투표하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전해왔다.

이와 관련 복수의 소식통도 대리투표에 참가한 한 가정의 구체적인 정보를 보내왔으나 데일리NK는 취재원 보호차원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선거기간 동안 양강도 혜산과 인접한 중국 창바이(長白)현 공안에 구류된 것으로 통보된 밀수꾼과 탈북자들은 혜산시에서만 34명이었다고 한다. 혜산시 맞은 편에 있는 창바이현 이외에 다른 감옥들에 구류된 인원들까지 합치면 중국 공안에 구류된 도강자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로 추정된다.

북한 당국은 이번 선거와 관련 중국 창바이현 감옥에 구류된 탈북자들을 전원 데려오려고 했으나 창바이현 공안측이 일부 수감자에 대해서는 조사 미종결을 내세워 일부만 북한 이송을 허가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양강도 보위부가 선거 전에 창바이현 감옥에 수감된 도강자 34명을 전부 데려오려고 했으나 중국 측에서 ‘조사가 마무리 된 12명에 대해서만 추방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12명만 3월 7일 오전 10시에 ‘친선다리(세관다리)’를 통해 데려오고 나머지 22명은 데려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이송해온 12명에 대해서는 3월 8일 ‘노동단련대’ 죄수들이 투표를 하는 혜탄동 ‘투표소’에서 선거에 참가시켰다”면서도 “나머지 데려오지 못한 사람들은 가족들이 해당 ‘투표소’에서 대신 투표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감옥에 수감된 혜산 주민들에 대해 가족들이 대리투표를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선거에서 대리투표가 국가적인 방침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지난달 18일 이번 선거와 관련해서 행불자 처리에 관한 보안성의 지시가 있었다”면서 “보안성 지시문에서는 ‘석달 이상 동안 행방불명자(행불자)에 대해서는 사건 심의를 거쳐 사망, 혹은 행불자로 처리하고 3달 이하인 행불자들에 대해서는 빨리 사실관계를 알아보고 선거에 참가하도록 대책을 취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보안성 지시문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투표에 참가하도록 만들라’는 취지의 지시문이 었다”면서 “이 지시문에 따라 3개월 이전의 행불자들은 대부분 주민등록상 사망처리하였고, 3개월 이후가 된 행불자들에 대해서는 가족들이 대리투표를 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식통은 중국 감옥에 구류중인 탈북자들을 데려오지 못한 원인이 창바이현 공안측이 내세운 ‘수사 미종결’ 때문이 아니라 창바이현 공안의 뒷거래 요구 때문이었다는 내막도 폭로했다.

그는 “창바이현 공안측이 창바이 수감소 외에 다른 구류장에 수감된 양강도 사람들을 모두 확인해 주고 데려다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그들을 모두 넘겨주는 대가로 1인당 중국 인민폐 3천원, 다른 지역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데려오는 대가로는 한 사람당 중국 인민폐 6천원씩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강도 보위부가 이를 지불할만 한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협상은 성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대리투표를 실시한 곳이 혜산시 뿐만 아니라 삼수군, 김정숙군에서도 이뤄졌다”면서 “다른 국경도시들도 실태는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중앙선거위는 이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선거자 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의 99.98%가 선거에 참가해 해당 선거구에 등록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들에게 100% 찬성투표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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