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10 핵보유 성명’ 파문 한달

지난달 10일 북한 외무성의 핵무기 보유 및 6자회담 무기한 중단 선언의 파문이 한달째를 맞고 있는 `진행 상황’에 대한 정부 당국자의 평가다.

예기치 못한 북한의 초강수에 한.중.미.일.러 5개국이 부랴부랴 수습책을 마련하느라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여전히 원점을 맴돌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작심한 듯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과 명분’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신통치 않은 표정이다. 오히려 `냉기’가 감도는 분위기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집권2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의 미국 방문 일정이 개시되는 시점에 터진 북한 핵무기 보유 파문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2월14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2월21일), 서울에서의 한.미.일 3자 고위급협의(2월26일),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방한 및 한-중, 미-중 협의(3월2∼3일)를 거쳐 왔다.

이어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부 차관보의 9∼13일 러시아 방문,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의 일본 및 본국 방문 일정이 끝나면 사실상 첫단계 외교적 대응은 마무리된다.

미 측의 6자회담 사령탑 격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19∼20일 방한과 그 전후에 일본, 중국 방문이 예정돼 있다.

◇ 北 `진심을 알아다오’= 북한의 협상 전략에 확실한 변화가 있어 보인다.

과거 `모르쇠’와 `모호성’을 우선시해 온 북한은 이번에는 극성스러울 정도로 `진심 알리기’에 분주하다.

김정일-왕자루이 면담 결과를 그 이튿날 이례적으로 공개했는가 하면, 지난 2일 밤에는 1만1천자의 외무성 비망록을 통해 갖은 논거를 대가며 `조건과 명분’을 제시했고, 7일에는 재 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외무성 비망록 분석을 통해 그 내용을 재차 짚는 `성의’를 보인 것이다.

북한의 입장은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이 철회돼야 하는 `조건’과 부시 행정부의 북한을 겨냥한 폭정종식 발언 사과라는 `명분’이 충족돼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보다 구체적인 조치로 작년 6월의 3차 6자회담에서 합의된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원칙과 핵문제 해결을 위한 첫단계 조치인 `동결 대 보상’ 원칙의 합의가 복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적어도 차기 6자회담은 3차 회담의 연장선에서 이뤄져야 하며, 그런 맥락에서 `동결 대 보상’ 원칙은 안중에도 없음을 보여주는 반증자료인 폭정종식 발언은 당연히 사과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외무성 비망록 분석에서 공개적인 사과가 여의치 않다면 작년까지 가동됐던 뉴욕 조미접촉의 창구를 이용해 비공개로라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밝힌 대목에서는 애처로운 생각까지 든다.

늘 그렇듯 북한은 `협박’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외무성 성명에서의 `핵무기 보유’ 표현은 지난 7월 외무성 비망록 분석에서는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보다 확고한 표현으로 바뀌었고, 미사일발사유예조치에 대한 국제법적 구속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며 미사일 발사라는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비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톤은 호소에 가깝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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