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훨씬 많은’ 중유 요구 배경과 전망

북한이 제5차 3단계 6자회담에서 1994년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 당시 핵시설 동결 대가로 받았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중유를 초기조치 상응대가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관심이다.

북한이 정확히 얼마의 중유를 요구하는 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제네바 합의에서 중유 50만t을 지원한 이유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해진다.

제네바합의에서 북한이 동결한 핵시설은 영변 5MW 원자로와 핵연료봉 공장, 방사화학실험실, 그리고 공사 중이던 50MW 및 200MW 원자로 등 5개 시설이다.

따라서 당시 미국은 북한이 5MW, 50MW, 200MW 원자로 등 3개의 핵시설을 동결하는데 따른 에너지 손실을 보상한다는 차원에서 연간 50만t의 중유를 지원했다. 3개 원자로의 총 생산량인 시간당 255MW(25만5천kW. 1MW=1천kW)의 전력 손실을 연간 50만t의 중유를 지원, 화력발전소를 가동해 보전한다는 의미다.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사업팀장을 지낸 변준연 한전 원자력사업처장은 “50만t의 중유로는 30만kW(300MW)짜리 화력발전소를 1년간 돌릴 수 있다”면서 “북한이 (당시) 원자로 동결로 손실을 봤다는 에너지양보다는 다소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02년 12월 중유 공급이 중단될 때까지 KEDO가 제공한 중유를 청진과 동평양, 영변, 북창, 평양, 선봉, 순천 등 7개 화력발전소에 공급해 전력을 생산해왔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번에 제네바합의보다 훨씬 많은 양의 중유를 대가로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북한의 정확한 요구량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일본 언론 등에서는 북한이 200만kW의 전력에 해당하는 중유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제네바합의 때는 `단순동결’의 대가로 50만t의 중유를 받았으니 이번에는 동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폐쇄’를 추진하는 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보상해줘야 한다는 입장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폐쇄 대상으로 거론되는 핵시설은 제네바합의 당시와 동일하기 때문에 동결이 아닌 폐쇄라 해서 북한이 손해보는 전력이 늘어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에 핵시설을 폐쇄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 등이 주장하는 대로 `핵폐기’의 수순이기 때문에 제네바합의 당시 지어주기로 했던 200만kW급 경수로에 상응하는 에너지를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제네바합의 당시 자신들이 핵동결로 인해 희생해야 하는 궁극적 전력량이 195만kW라며 200만kW의 경수로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관철시켰다.

255MW의 전력을 생산하는 원자로 동결에 중유 50만t을 지원했던 제네바합의를 바탕으로 200만KW의 전력을 중유로 환산하면 연간 395만t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중유 50만t으로 300MW를 생산할 수 있다는 변 처장의 의견을 반영해도 중유량은 333만t이나 된다.

이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유 50만t을 보내는 데만도 1억5천만 달러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300만t이라면 연간 9억 달러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정도 비용은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접점을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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