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대 뺀 개성관광’ 제안 왜

북측이 롯데관광에 개성관광을 공식 제안하고 롯데관광도 참여를 적극 검토하기로 하면서 현대의 대북관광사업 독점구조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개성관광 뿐만이 아니다.

북측은 백두산관광은 한국관광공사, 평양관광은 평화항공여행사와 접촉을 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금강산과 개성, 백두산, 평양이 모두 다른 남측 사업자에 의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현대아산은 대북관광사업은 2000년 북측과 맺은 7대 사업독점권에 적시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측과의 대화통로마저 막혀 있어 속을 태우고 있다.

◇ 대북관광사업 경쟁체제 돌입하나 =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비리가 불거진 지난 8월 이후 북측이 대북관광사업의 채널을 다양화하겠다는 의지는 개성과 백두산, 평양 등에서 모두 감지된다.

가장 두드러진 곳이 개성관광이다.

북측은 김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한 직후인 지난 8월말 롯데관광측에 개성관광을 구두로 제안한 데 이어 지난달 중순 문서로 이를 공식 제안했다.

특히 문서에서 `우리는 현대아산과 더 이상 개성관광 문제를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밝혀 현대를 배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백두산관광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측은 관광공사, 현대와 3자합의한 백두산 시범관광에 대해 최근 관광공사에만 전언 통신문을 통해 협의를 제안해 왔다.

통신문에는 현대를 배제하자는 표현은 없었지만 그동안 북측이 대북관광사업을 최우선으로 현대와 협의해 왔던 것을 감안하면 달라진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

평양관광은 이미 평화항공여행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평화항공여행사는 현재 아리랑공연 관람 등이 포함된 1박2일 일정의 평양관광을 실시하고 있다. 이 여행사는 2003년에도 북측의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와 계약을 맺고 총 9차례에 걸쳐 4박5일 일정의 평양관광을 성사시킨 바 있다.

평화항공여행사 관계자는 “내년 4월에 3박4일 일정으로 평양관광을 실시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들에 대해 현대는 “대북관광사업은 우리가 5억달러를 주고 확보한 독점사업중 하나”라고 반발하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7대 합의서에는 분쟁이 발생할 때 조정 방법도 명시돼 있다.

쌍방이 협의하에 푸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30일이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관계기관 인사를 포함해 남북 각 3명씩이 참여한 조정위원회를 구성, 해결하도록 했다. 이 조정위원회에서도 30일 이내에 해결이 안되면 중국 베이징의 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는 북측의 채널 다양화 움직임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어떻게든 금강산관광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 북측, 왜 다변화 나서나 = 북측이 관광사업 다변화에 나선 것은 김윤규 부회장의 퇴진이 겉으로 드러난 이유다.

북측은 우선 개성관광을 현대 대신 롯데와 협상하는 것이 김윤규씨 때문임을 분명히 했다.

북측은 롯데관광에 보낸 문서에서 `최근 김윤규 부회장과 관련한 우리의 거듭된 충고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개성관광을 포함한 쌍방 사이의 협력사업에 심각한 후과(後果)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 문제가 북측의 태도 변화를 겉으로 드러나게 만든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변화는 그 전부터 이뤄져 온 것으로 보인다.

롯데관광은 지난 6월에도 평양관광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북측으로부터 받은 바 있다. 윤만준 사장이 김 부회장과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한 지난 3월 이후 북측이 대북관광사업의 변화를 준비해 왔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북측 태도 변화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현대와 해서는 돈벌이가 시원치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대북사업 관계자는 “금강산관광만 운영하기도 버거워보이는 현대에 개성과 백두산 등 다른 지역의 관광까지 맡겼다가는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정주영.정몽헌.김윤규 등 대북사업 1세대가 모두 퇴장했기 때문에 북측이 더 이상 현대에 연연해하지 않고 파트너의 대상을 넓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는 “북측이 경제논리를 내세워 대북관광사업의 채널을 다변화하는 것은 자유지만 현대와의 기본합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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