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대와 개성관광’ 부인 배경

북한이 현대아산과 개성관광을 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보도를 전면 부인해 그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은 24일 “우리는 지금까지 현대측과 개성관광과 관련한 정식 합의서를 맺은 것이 없으며 더욱이 최근에 현대측과 이와 관련 한 협의를 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입장은 일관하며 그 무슨 변화를 검토하거나 정리할 것도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또 `북측이 개성관광사업자를 당초 합의대로 현대아산과 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남측 보도와 관련, “당국이 개입해 저들의 기업적 이익을 위해 그 무엇도 서슴지 않는 현대아산의 야심가, 음모가들과 공모해 날조한 비열한 모략행위로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남측 정부와 현대를 싸잡아 비난했다.

북한의 이 같은 강경한 반응은 남북경협과 관련해 최근 잇따르고 있는 긍정적 신호와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은 개성관광 사업자를 롯데관광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며 지난해 7월부터 남측 인사의 개성시내 출입을 금지해왔지만 이날 방북한 이재정 통일부 장관 일행에게는 이 조치를 풀었다. 이는 북한이 개성관광 사업을 현대아산과 하기로 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작년 말에는 남측 당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쌀과 비료의 지원을 유보한 데 반발하며 철수시켰던 개성 남북경협사무소의 북측 당국자들을 철수 5개월 만에 복귀시키는 등 화해 기류가 강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날 아태평화위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북측이 과거와 달리 개성관광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여온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북측과 구체적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온 반응 같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이날 이 장관과 동행해 개성공단을 방문한 자사의 윤만준 사장이 “2월 중에는 한번 만나서 개성뿐만 아니라 내금강 등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던 터라 다소 당황하는 기색도 엿보였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은 지난달 8일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을 방문했을 당시 남측 당국자들에게 `개성관광은 현대아산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면서 “북측이 이를 부인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당시 남측 당국자들에게 `개성관광은 현대아산과 하기로 했다’고 밝힌 인사는 현대아산의 파트너인 아태평화위 소속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북측 내부에서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완전히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아산과 개성관광 사업을 한다는 것은 아태평화위가 2005년 말 공식 담화를 통해 천명한 “현대와 개성관광사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번복한 것이기 때문에 아태평화위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이를 공식화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개성관광에 대한 본격 협의를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05년 3차례에 걸쳐 실시된 개성 시범관광 당시 현대아산과 북측 간에 이견이 컸던 관광대가 등에 대한 논의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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