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시설 복구’로 미국압박 착수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에 반발, 6자회담 불참과 불능화한 핵시설 원상복구를 선언한 북한이 16일 마침내 직접 행동에 나섰다.

북한은 핵시설에 설치했던 봉인을 제거하고 감시카메라 작동을 중지하는 등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작업을 중단한 것은 물론 불능화작업을 감독해오던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팀을 추방한 것이다.

북한에서 IAEA 검증팀으로 활동해온 3명의 전문가는 이날 항공편으로 북한을 떠나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로써 2007년 7월 북한이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한 뒤 불능화 작업을 모니터하기 위해 북한에 들어간 IAEA 검증팀은 1년 9개월만에 북한에서 나오게 됐다.

앞서 북한은 2008년 9월에도 미국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지연하자 불능화한 핵시설 원상복구를 주장하며 미국을 압박했었다.

당시 북한은 검증팀을 추방하지 않은 채 이들이 핵시설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한 가운데 봉인 제거, 감시카메라 작동 중지 등 핵시설 원상회복 조치를 전세계에 널리 알리도록 하는 `스피커’로 검증팀을 활용했다. 당시 북한의 행동이 대미(對美)협상용임을 드러냈던 것.

하지만 이번의 경우 북한은 곧바로 IAEA 검증팀을 내쫓았다. 뿐만아니라 IAEA 검증팀과 함께 영변 핵시설에서 활동해왔던 미국 정부 관계자 4명에 대해서도 북한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미 국무부는 15일 브리핑에서 2007년 11월 처음 북한에 들어갔던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북한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며 추방을 기정사실화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조치에 대해 “작년 9월의 행태와 비교해 볼 때 북한의 이번 조치는 단순 협상용이나 엄포용은 아닌 것 같다”며 상황이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뿐만아니라 북한은 불능화 작업을 중단한 데 이어 앞으로 불능화된 시설을 원상복구하는 절차를 하나씩 밟아가며 국제사회 특히 미국을 겨냥한 압박수위를 점차 높여갈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불능화조치에 따라 수조에 넣어 보관해오던 6천500여개의 폐연료봉을 다시 꺼내 재처리 시설에 넣고 이를 가동,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에 들어갈 경우 추가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플루토늄 재생산은 그동안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해왔던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로선 `소망스럽지 않은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불능화한 영변핵시설을 완전복구하는 데까지는 1년 안팎이 걸리지만 폐연료봉 재처리 착수까지는 1~2개월이면 충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은 물론 `시간’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한 플루토늄 생산이라는 선을 넘기 전에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5개국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낼 묘안을 찾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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