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국’ 카드로 압박 나서나

북한이 21일 외무성 비망록을 발표해 `핵보유국’ 지위를 재차 강조하면서 핵군축을 언급해 주목된다.


북한은 이미 2008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핵보유국과 핵군축을 언급해 왔다는 점에서 새로울 것은 없지만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압박용’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무성 비망록에서 “우리는 필요한 만큼 핵무기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현재처럼 협상 없이 시간이 흐르면 결국 자신들의 핵무기고만 채우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반면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공동성명에 명시된 `조선반도 비핵화는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조선반도에 대한 외부의 실제적인 핵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데 기초해 전 조선반도를 핵무기가 없는 지대로 만드는 과정’이라는 대목을 언급하고 비핵화를 위해 평화협정 체결을 강조한 것은 협상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핵보유국 카드를 활용해 미국과 남한의 이른바 `기다리는 전략’을 흔들면서 협상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북한이 발표한 이번 비망록은 협상을 압박하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 같다”며 “핵무기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협상을 하자는 것이고 시간은 자신들의 편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이번 핵보유국 주장이 주목되는 것은 최근 미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북한 핵보유국’ 인정 시사 발언 때문이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9일 켄터키주 루이빌대학에서 핵비확산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북한이 1∼6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한데 이어 이틀 뒤인 11일 ABC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는 북한을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로 말해 `북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했다.


이에 따라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 미국과의 북핵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북한이 클린턴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더 공세적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2일 `북한이 몇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여기에서 그런 식의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비망록은 또 핵무기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점과 핵물질을 전파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시해 눈길을 끈다.


핵 선제공격을 배제한 것은 그동안 강조해온 방어적 차원의 `자위적 억제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과 이란에 대한 핵선제공격 가능성을 열어놓은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NPR)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핵물질 전파방지를 명시한 것은 북한의 핵물질 및 기술 이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언급이라는 분석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은 자신들의 핵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도 국제사회를 불안하게 할 용의는 없다는 점을 밝힌 것 같다”며 “하지만 이미 시리아 등으로의 핵기술 이전 의혹을 받고 있어 북한의 이 같은 언급을 국제사회가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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