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문제 논의집중’ 촉구하나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사가 위조화폐 등 불법적인 경제활동과 인권문제로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중앙통신이 20일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한 흑연감속로에 기초한 핵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일단 북한의 이번 입장표명은 국제사회의 논의가 핵문제에서 벗어나 인권과 불법경제활동 등의 방향으로 이탈하고 있는데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즉 한반도에서 중요하게 풀어야 하는 문제는 핵문제인 만큼 다른 문제들을 제쳐놓고 우선 핵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통신이 상보에서 미국의 금융제재 철회를 요구하면서 상호존중 정신에 입각한 6자회담 참여를 촉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과거 6자회담 참가 자체를 카드로 활용하던 것과 달리 6자회담에는 참여하겠으니 미국이 금융제재 같은 문제에 매달리지 말고 핵문제에 논의를 집중하자는 의도가 담겼다는 지적이다.

이는 금융제재 문제해결에서 미국의 전향적인 자세를 우회적으로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과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할 때마다 핵위기의 지수를 높임으로써 적극적인 협상을 요구하는 여론을 만들어내 미국 행정부를 압박해 왔던 만큼 이번에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2.10성명에서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밝혔고 이어 핵연료봉 인출과 재장전 등을 통해 핵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의 뉴욕채널 재가동과 6자회담 재개로 이어졌다.

결국 북한은 흑연감속로를 이용한 핵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밝혀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미국으로 하여금 핵문제에 논의를 집중토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9일 유엔총회 대북인권결의안 채택과 관련한 담화에서 ’핵억제력’ 강화를 강조, 인권문제에 대한 압박이 북한의 핵개발 능력 강화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불법경제활동과 인권문제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북한은 핵위기 지수를 계속 높여갈 것”이라며 “핵문제에 논의를 집중하자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북한의 의도가 이번에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미국은 이번 중국계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에 대한 제재조치에서 보여준 북한의 민감한 반응을 통해 미국 스스로가 그 효용성에 놀라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국이 원하고 있는 것이 북한의 선핵포기라는 점에서 미국은 핵문제 논의에 집중하자는 북한의 요구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금융제재 등 우회적인 제재를 통해 핵포기를 끌어내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금융제재가 6자회담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북한은 오히려 6자회담 참여를 통해 핵문제를 풀어가면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가운데 금융제재와 인권문제를 해결해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