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당조치’ 경고..정부 PSI 선택 주목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조치를 다듬고 있는 한국정부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미국의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전달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북한까지 ‘으름장’을 놓으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과연 정부가 핵심 고민거리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25일 담화에서 “남조선이 미국의 반공화국 제재.압살책동에 가담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6.15 공동선언에 대한 전면부정으로, 동족에 대한 대결선언으로 간주할 것이며 해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한 조치’를 운운하고 있는 이 담화는 시기적으로도 미묘한 상황에서 제기됐다. 대북 포용정책의 상징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사퇴한데다 정부 내에서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무게를 싣는 ‘PSI 확대참여 불가피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반공화국 제재봉쇄를 실현해 보려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는 때 남조선 당국은 그에 추종하여 우리에 대한 압살행위에 가담하려는 위험천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이런 측면에서 이해된다.

정부 당국자들은 조평통의 이번 담화가 우리 정부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동참수준을 낮추려는 의도와 PSI 참여 확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 중에서도 북한이 핵실험 이후 남한 내에서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PSI 참여확대 문제를 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종석 통일장관의 사의표명으로 남한내 대북 온건 목소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PSI 참여확대 대세론이 힘을 얻게 된데 대해 견제구를 던진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지난해 말 우리 정부가 PSI에 일체 관여하지 않던 정책을 바꿔 PSI 참여에 대한 미국의 8개 요구항목 중 `옵서버’에게 해당되는 5개 항목에 참여키로 한 데 대해 조평통이 올 2월9일 담화를 통해 “반민족적 범죄행위”라며 반발한 전례가 있어 이 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정부 당국은 일단 우려하던 바가 현실로 다가올 것임을 예고했다는 입장이다.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안보리 결의 후속조치 협의 차원에서 PSI 참여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정부는 무엇보다 북한의 반발 가능성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식 참여를 하더라도 북한과 충돌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은 피할 수 있고 기술적으로 정전상태이기 때문에 우리 영해 보다 넓은 작전해역에서 북한 선박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그러나 북한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채 해상에서의 물리력 행사까지도 상정하는 활동에 한국이 동참한다는 것 자체가 갖는 정치적 의미, 또 북한문제 최대 당사자인 한국이 그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PSI의 명분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사실 정부는 남북해운합의서를 통해 무기를 실은 북한 선박이 우리 관할 수역을 지나갈 경우 검색하고 퇴거조치까지 취할 수 있도록 해 놓았기에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치는 해놓았다는 입장이다. 즉 PSI 참여가 의무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이전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마당에 WMD 확산을 차단한다는 PSI의 대의를 외면할 수 없는 점, PSI 회원국간의 WMD 이전관련 정보교류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참여확대 자체는 필요하다는 쪽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정식 참여를 하면서 북한과의 마찰이 야기될 수 있는 훈련 등은 피해가는 방안, 정식 참여는 보류한 채 미측이 요구한 PSI 8개 사항 중 아직 수용하지 않고 있는 `역내.외 훈련시 물적지원’을 받아들이는 방안 등을 놓고 막판 저울질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안에서 정식참여는 않는 대신 참여수위를 확대하는 후자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조평통의 25일 담화는 정식 참여를 우려하는 국내 정치권과 여론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려 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이번 담화가 정부의 발걸음을 결정적으로 재촉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음달 중순까지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에 정부의 조치를 보고하면 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시간을 갖고 대처할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한 당국자는 “북한의 전술에 일일이 대처할 여유가 없다”면서 “정부는 미리 상정한 계획에 따라 차분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한 뒤 정부의 조치를 마련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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