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폭군’ 실언 빌미로 부시失政 반격

“백악관은 ‘악의 제국’의 아성.”

북한의 노동신문은 9일 최근 리크 게이트와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의 중도 사퇴, 이라크전 사망 미군 2천 명 돌파, 카트리나 미온 대처 등 부시 대통령이 맞닥뜨리고 있는 각종 정치적 위기를 총망라한 ‘망조가 든 백악관, 날개 부러진 독수리’라는 제목의 장문 해설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브라질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겨냥한 듯한 뉘앙스로 ‘폭군’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직후에 나왔다.

이날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게재된 이 기사는 우선 ‘악의 축’ 발언이 담긴 부시 대통령의 2002년 국정 연설문 작성자로서 지금은 백악관을 떠난 데이비드 프럼과 로런스 윌커슨 전 국무장관 비서실장 등 측근이 등을 돌리고 부시 대통령의 반대파로 돌아섰다며 포문을 열었다.

기사는 이런 사례를 놓고 스위스의 한 신문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미국의 백악관이라는 배에서 쥐들이 탈출하기 시작했다”고까지 표현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에 대해서는 ‘미국 집권자’, ’미국 대통령’ 혹은 ‘그’라고 지칭하고 직접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기사는 특히 부시의 오른팔로 불리는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이 이른바 ‘리크 게이트’에 연루돼 위증 등 혐의로 특별검사에 의해 기소된 사실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리크 게이트 사건은 미국 집권자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불리는 대통령 부비서실장 로브가 말려든 추문으로 번지고 있으며 (특별검사의)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집권자가 계속 발목을 잡혀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든 데다 다음해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집권계층의 고민이 되고 있다”는 것.

미군의 이라크전 사망자 2천명 돌파, 자질 부족 논란으로 사퇴한 백악관 법률 고문 출신 마이어스 전 대법관 지명자의 중도 사퇴와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미온적 대처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기사는 “정세분석가들은 리크 게이트 사건과 이라크 문제, 대규모 자연재해로 지지율이 끊임없이 떨어지고 있는 미국 집권자에게 마이어스의 사퇴는 엎친 데 덮친 격의 타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로브 부비서실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민주당과 부시 행정부의 대립, 또 공화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백악관 전면 개편론을 둘러싼 당정 대립을 언급, “미국 집권자는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색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비꼬았다.

최근 잇따른 악재에 몰린 부시 대통령이 좌절감에서 측근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격노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에 보도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또 루마니아의 한 일간지에서 최근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생긴 부시 대통령의 무의식적 행동을 의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기사를 소개하면서 그의 말버릇까지 건드렸다.

기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부정부패 혐의로 체포된 백악관 전 직원 문제로 미국의 N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24차례 눈을 깜빡이고 이를 갈거나 혀로 입술을 축이고 신경질적으로 다리를 흔드는 행동을 보였다.

발언을 할 때 같은 말을 반복하며 논리성이 없는 현상, 단어의 순서가 바뀌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기사는 “의사들은 대통령의 이런 증상들이 그의 신경조직들이 헝클어진 데 있다고 의학적 결론을 내렸다”며 “죄는 지은 데로 가기 마련이다. 악의 제국의 아성인 미국의 백악관 내부의 심각한 갈등과 모순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조롱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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