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참여연대 서한’ 카드 왜 피했을까

북한이 참여연대의 천안함 조사 결과 의문 서한이라는 ‘호재’를 피해간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측은 14일 오후 안보리 설명회에서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반박하면서, “우리가 피해자”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을 뿐, 한국의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안보리 의장과 이사국들에 이메일 서한을 보내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한 점은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심지어 박덕훈 유엔주재 차석대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참여연대의 서한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무슨 단체라고요”라며 짐짓 모른 체 했다.


그는 그러나 “그 서한이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모두 전달이 됐느냐”고 반문하면서 “참여연대 뿐 아니라 생각을 깊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을 가질만한 조사 결과가 아니냐”며 참여연대의 주장에 동감을 표시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도 남북 양측의 의견청취 과정에서 참여연대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안보리 의장이 “안보리 회의는 정부간 협의체로 NGO의 의견은 논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엔 안팎에서는 북한과 중.러가 전략적으로 이 사안을 배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참여연대의 서한이 한국 내부에서 강한 반발을 사고 있을 뿐 아니라, 유엔 외교가에서도 “어떻게 NGO가 자국 정부의 외교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할 수가 있느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참여연대의 주장을 인용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유엔의 한 외교 관계자는 “북한으로서도 참여연대 문제를 확산시킴으로 인해 생기는 손익 계산을 했을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서 보면 현 국면이 뭔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한국의 유력 시민단체조차도 합조단의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향후 유엔 외교전에서 음양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 우리 측 주장에 비우호적인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을 더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도구로 참여연대 카드를 쓸 것이라고 유엔 안팎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11일 20여쪽에 달하는 영문 문건에서 “물기둥에 대한 설명에 설득력이 없고 생존자나 사망자의 부상 정도가 어뢰 폭발에 합당한지 설명이 부족하며 절단면에 폭발 흔적으로 볼만한 심각한 손상이 있는지 설명이 없다”면서 모두 8가지 의문을 제시하는 내용의 서한을 안보리 의장국과 이사국들에 보냈다.


한편 미주 탈북자 선교회와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는 14일 오후 유엔 청사 앞에서 참여연대의 천안함 사건 의혹 관련 서한 발송에 대해 “대한민국을 향한 내부 테러”라며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유엔 회의장에서 안보리 전체 이사국을 대상으로 천안함 사건 브리핑을 실시할 예정인 시점에서 참여연대의 이 같은 반국가적 행위는 한국의 시민단체가 북한과 동일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인식을 안보리에 심어줌으로써 북한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고 46인의 고귀한 생명을 추모하고 재발방지를 갈망하는 한국 국민의 등에 칼을 꽃는 반국민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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