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무리수’ 둘까

북한이 끝내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무리수’를 두게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2일 각국 정보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이달 초 대포동2호로 보이는 원형 물체를 함경북도 무수단리 기지로 이동시킨데 이어 미사일 발사를 위한 원격 측정설비를 조립하고 발사에 필요한 설비를 실은 차량을 기지로 이동시키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소식통들은 현재의 작업 속도로 추정하면 기술적으로 한달 안에 발사에 앞선 최종단계로 볼 수 있는 연료 주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신중하게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미국 오바마 정부를 조기에 양자 협상의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미사일 카드를 실제로 쓸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7일 이란이 자체 개발한 위성 운반용 로켓 사피르-2호에 실려 발사된 `오미드’ 인공위성의 발사 성공을 거론하면서 `평화적 우주이용권’을 강조한 만큼 대외적으로는 위성 발사라는 주장을 펴면서 미사일 카드를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공식 천명되기 전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결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이 같은 예상은 오바마 진영이 밝힌 `터프하고 직접적인 외교’의 실체가 드러나기도 전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형사고’를 쳐서 미국 내 대북 강경파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경우 대미 관계 개선이라는 최대 목표를 달성하는데 장애가 조성될 것임을 북한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기인한다.

더욱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는 2006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되는 만큼 북한 문제가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현안이 되기 전에 유엔 안보리의 현안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북한으로서는 간과할 수 없어 보인다.

여기에 더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10일 최근 북한의 위협행동에 대해 동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밝혔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원론적 언급이긴 하지만 북한이 미 본토를 향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가동, 요격시킬 수도 있음을 시사한데서 보듯 미국은 이미 `경고의 메시지’를 충분히 보냈다는 점도 이런 예상에 힘을 싣는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지금은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함께 내 놓을 수 있는 카드를 다 내놓고 협상을 모색하는 단계이기에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곧바로 발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또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내에서 MD추진 여론이 조성될 경우 중국마저 북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도 북한은 간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단 북한이 미사일 카드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한 이상 오는 19~20일 방한하는 클린턴 국무장관의 대북 발언과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마련 속도 등이 자신들의 기대와 배치될 경우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이미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미국의 관심을 끄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런 만큼 북이 당장 발사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미국의 대북 태도 여하에 따라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