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후계문제, 체제 불안정성 때문 상당기간 지연”

김정일이 아들을 후계자로 지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김정일의 내부 장악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현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외교안보연구원(원장 이순천) 전봉근 교수는 20일 연구소 웹사이트에 게재한 ‘북한의 변화 시나리오와 정세평가’라는 논문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정치적·자연적 수명이 길지 않음을 감안할 때 후계자 지명은 북한의 당면 과제임에 틀림없으나, 우선 김정일의 아들 3명 중 어느 누구도 명시적으로 후계자 교육을 받지 않고 있어 당분간 후계구도가 불투명한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김일성 시대와 달리 김정일 위원장이 아직 아들을 후계자로 지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김정일의 내부 장악과 통제의 취약성을 반영한 현상”이라며 “이러한 후계자 미지정은 중장기적으로 북한 체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만약 경제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3대 세습이 이어진다면 북한 내 반발과 중국의 지지 유보 가능성으로 인해, 오히려 체제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후계구도의 공식화는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향후 북한 체제의 변화 방향에 대해 “북한의 일인집권 계획경제체제는 내외부적으로 끊임없이 개혁개방과 체제전환을 강요받게 되어, 북한의 체제적 불안정성은 지속 또는 심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일인 집권에 따른 체제 경직성으로 인해 중국처럼 개혁·개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동구 국가처럼 체제전환을 추진하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며 “아직은 강력한 국가통제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내외에서 오는 변화 압력을 견딜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변화 압력이 임계점에 도달해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전 교수는 최근 북한 정치 체제 변화의 특징을 ‘통치이념의 약화’와 ‘국가와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의 약화’ 등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당국은 경제난과 식량난이 체제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치사상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나 그 효력은 약화일로에 있다”며 “선군전치, 우리식 사회주의, 붉은기 사상 등의 교육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달리 사상이 옮겨지지 않아 구호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하부구조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북한체제의 상부구조를 구성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중심의 정치군사 체제가 아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단기간 내 급속한 체제변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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