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후계구도 잠수 …세대교체 가속

북한은 2006년에 노동당 창건 60돌을 계기로 다진 체제결속을 바탕으로 북-미 간 대립 속에서 정치적 안정을 이룩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치일정이나 후계문제 등과 관련해 특별한 변화를 모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개혁에 있어서도 새로운 변화를 찾기 보다는 문단속을 하면서 변화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보완해 나가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는 북한의 2006년을 전망하는 기획물로 ①北후계구도 잠수..세대교체 가속 ②北경제개혁 숨고르기 ③높아지는 對北인권 파고 ④동포 참정권.전담부서 설치 현안 등 4건의 기사를 제작, 일괄 발행한다.>

2006년도 북한의 권력층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유일지도 체제의 특성상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세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와 세대교체 여부.

일단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 수립과 관련된 움직임은 수면 아래로 감춰진 채 별다른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당 및 군부 측근들에게 3대 세습이 고(故) 김일성 주석과 자신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국제사회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후계문제에 대한 함구령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2004년 사망한 부인 고영희씨가 생존해 있을 때도 부인과 측근들의 ’간절한 요청’을 뿌리치고 후계문제를 외면해 왔으며 고씨의 사망 이후에는 더욱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후계문제를 외면하는 이유는 후계자가 결정되는 순간부터 권력의 중심이 후계자로 옮겨지고 나중에 자신은 모든 실권을 내놓게 될 수 있다는 레임덕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미 김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는 과정에 이를 경험했기 때문에 스스로 동일한 현상을 자초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3대 부자세습이 이뤄질 경우 북한의 ’독재체제’ 이미지를 부각시킬 것인 만큼 ’봉건왕조 세습’이라는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후계자로 선정된 정당성까지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장래에 자신의 아들들에 권력을 넘겨줄지는 몰라도 당분간은 승계와 관련한 움직임이 수면 아래로 잦아들 수밖에 없으며 결국 후계문제에 따른 권력구도의 변화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력 최고위층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과 내각, 사회 전반에는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내년도 북한당국이 당 및 내각의 공석을 신속히 메우고 각 분야에 신세대를 대거 등용하는 등 ’인사혁명’을 실시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세대교체를 통해 각종 관행에서 탈피하고 합리적으로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신사고와 실리 확대, 혁신을 강조하는 김 위원장의 ’지시’에 부응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2003년 9월부터 올해까지 군부 수뇌부 등 주요 장성급을 제외한 모든 지휘관을 30-40대로 물갈이했으며 이들 중에는 30대 초반의 여단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신세대 간부를 등용해 군을 탄력 있고 활력 넘치는 분위기로 바꾸고 기강을 확립한 데 힘입어 이를 당 및 내각, 사회단체 등 전반으로 전환해 30-40대를 대거 등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각의 행정 및 경제부처와 대남부문도 실무형 중심의 30-40대가 주를 이루는 등 이미 북한 내부에서는 50대 이상이 차관급 이하 실무급에 등용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장관급 이상 상층부도 50대와 60대 초반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리광호 노동당 과학교육부장,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진성 문화상 등 실무와 이론을 갖춘 비교적 젊은 인사들이 권력의 핵심부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정책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당 및 군부 핵심부의 세대교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핵심측근들을 요직에 그대로 둔 채 실무진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것은 경제난을 해결하고 전 사회적인 ’실리’를 추구하면서도 권력 유지의 안전성을 동시에 도모하기 위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많은 사람들이 후계구도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권력누수현상 등을 감안하면 조기 가시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사회 내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부분적인 세대교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