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해도의 식량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7일부터 연재하고 있는 식량위기 특별 기획기사에 따르면 황해도서 아사(餓死)자가 속출하고 있다.
황해남도 40대 여성은”‘고난의 행군’ 시절보다도 힘든 상황”이라면서 “3년 전부터 식량사정이 악화되고 있는데 황해북도 사리원시의 역전 대합실은 남녀노소 꽃제비로 넘쳐나고 있다”고 전했다.
황해남도 30대 남성은 “농민들의 영양실조가 만연해 아사자도 나오고 있다. 농업은 전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인육을 먹는 사람이 다시 등장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최근 황해도 지역을 방문한 바 있는 함경북도 출신 하모씨는 “해주시에서 매일 아사자가 나온다고 황해도 사람들에게 들었다”면서 “‘쌀의 고장’인 황해남도에서 이런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 놀랍다. 오히려 함경북도의 식량사정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프레스 분석에 의하면, 식량위기의 원인은 ▲홍수로 인한 식량 생산량 감소 ▲태양절 행사를 위한 식량물자 각출 빈번▲장마당 침체 등이다.
특히 황해도서 수해가 발생한 후 농경지가 재정비되지 않았다는 점을 무시한 채 북한 당국이 농민들에게 무리한 양의 식량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황해도 주민들의 전언이다. 실질적인 식량 생산량은 줄었는데, 북한 당국이 요구하는 식량 공출량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이다.
황해남도의 한 농민은 “지난해 수해의 영향으로 연안부의 논밭은 대부분 떠내려 갔다. 초봄, 꽃이 피는 시기에 비가 겹친 곳도 있어 생산은 특히 나빴다”면서 “또한 전력 부족으로 농업용수 공급이 불안정하고 비료 확보도 힘들어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을이 되면 농민들은 먹을 것을 확보하려고 수확물을 훔쳐 집안 이곳저곳에 숨긴다”면서 “하지만 군인들이 군량미 징발 때문에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숨긴 것을)가져가 버린다”고 덧붙였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대표는 “황해도 식량 위기의 원인은 농업의 부진이라고 할 수 없고, 국가에 의한 무계획적이고 도를 넘은 수탈 때문”이라면서 “식량위기 이유는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