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화폐개혁, 주민들 자립의식 타격이 핵심 목표”

북한은 올 초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인민생활 개선’에 전력을 쏟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내외 정책방향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는 김정일 체제를 기반으로 후계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시장 단속을 통한 주민들의 정치·사상적 이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대외적으로는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협상과정을 통해 경제적 지원 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은 18일 데일리NK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 관련, ▲김정일에 대한 권위 약화 ▲김정일의 건강악화에 따른 역할 축소 ▲’화폐개혁’ 등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성 등을 지적하며 “김정일 때보다 김정은의 후계과정은 여러 가지 불안한 요소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30일 단행된 ‘화폐개혁’에 대해서 그는 “시장을 국가에서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편으론 “주민들의 시장 활동에 따른 자생적 사고방식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국가에서 계획에 따라 의도대로 움직여 온 것이 아니라 자생적으로 발전하고 발전역량을 축적해온 과정이었다. 때문에 북 당국은 뭔가 타격을 가하지 않으면 주민들이 김정일에게 의탁·의존하고, ‘김정일의 힘만이 주민들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자립적이고 스스로의 힘에 의존하는 그러한 사고방식이 점차 발전할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주민들의 자생적 사고의식이 발전하면 김정일 체제에 대한 불만이 점차 확대돼 종국적으로는 자신과 후계자에 대한 위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편집위원은 “그러한 것(자립적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타격을 가하고 그런 의식을 없애야 되겠다는 것이 이번 ‘화폐개혁’의 더 근본적인 목적”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민들의 의식 속에서 과거 김일성이 ‘신’이었는데 지금은 신의 지위를 ‘돈’이 가지고 있다”며 “그런데 돈을 거의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분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속도로 ‘화폐개혁’에 따른 인플레가 진행되면 주민들의 고통도 심해지고 그 고통에 대한 불만 그리고 그 불만이 정치적 반대, 체제에 대한 저항의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先평화체제 後비핵화’ 대미 공세에 대해 그는 “‘우리가 핵을 개발한 이유는 우리 스스로의 평화를 얻기 위한 것이다’라는 것을 선전하기 위한 그런 목적이 하나고, 두 번째는 결국 핵문제를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뭘 얻던지 최소한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양보했다는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카드를 꺼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협상 전망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북 불가침협정이라든지, 중국이 북한의 안보위협에 ‘자동개입’ 등을 보장해야 하는데 미국과 중국 모두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진선봉특구 선정과 관련, “중국 외에 투자자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중국의 경우 항구를 확보해야 하는 측면과 새로운 블루오션 개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북투자 위험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 상당한 이익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가 고려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대중전략에 대해 “핵무기를 일단 확보했고 후계체제도 본격화된 조건에서 중국이 북한 핵문제에 관해 근본적으로 적대시하지만 않는다면 중국이 북한의 안보를 보장해주고, 후계체제를 담보해주는 것에 대해 (북한은)현실적으로 많이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주민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중국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좀 더 중국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 역시 후계체제 안정과 핵(核)정국에 이용하기 위한 전술로 해석했다. 


그는 “후계체제 안정과 안보보장 등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고자 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에 있어 특정노선을 고집하는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은 그런 측면에서 나름대로 남한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