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화폐개혁은 `경제적 친위쿠데타'”

최근 북한의 전격적인 화폐개혁은 안정적 후계세습 구축을 위해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증대된 신흥 상인계급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경제적 친위쿠데타’의 성격이 강하다고 고유환 동국대 교수가 9일 주장했다.


고 교수는 이날 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연구소가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북한의 화폐개혁,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긴급정세토론회에서 “화폐개혁 같은 극약처방을 내린 것은 돈주로 불리는 신흥 상인계급의 출현으로 부의 양극화가 초래돼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이들이 당.군.정 관료 지배층과 결탁할 경우 후계구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화폐개혁은 임시방편 성격으로 시간벌이용”이라며 “향후 물자공급이 부족할 경우 시장을 통한 상품교환이 불가피해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부를 축적한 돈주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고 이미 돈맛을 알고 있는 이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새로 발행한 화폐 도안에 특히 김정숙(김정일 국방의원장의 생모) 생가가 처음으로 들어가고 김정숙이 좋아했다는 진달래 문양까지 곁들인 것은 향후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화폐를 통해서 3대세습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화폐개혁에서 역설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대북 햇볕정책과 남북 교류협력의 확대가 (시장화와 신흥상인계급의 영향력 같은)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폐개혁은 밑으로부터의 심각한 변화를 위에서 억제하는 형태로 나타난 것으로 향후 위로부터 개혁.개방을 향한 주도적인 정책변화를 추진하지 않을 경우 위기심화와 체제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후계체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북-미 적대관계 해소, 특히 핵포기와 평화협정을 맞교환하는 결단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근본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번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결과에 기대감을 나타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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