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화가 그림은 국가소유, 마음대로 못팔아”

▲ 송화미술원 김상직 원장(출처: 연변일보)

이달 6일부터 12일까지 베이징 중국국제청년교류센터에서 진행된 ‘북한미술명품전시회’를 관람한 중국 국제뉴스 사이트 국제재선(国际在线)이 “북한에서 화가가 그린 그림은 국가소유가 된다. 화가는 그림을 마음대로 팔 수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 문화성 송화미술원이 주최한 이번 전시회에는 30여명의 인민예술가와 공훈예술가들이 창작한 유화, 조선화, 수예 등 160여 점이 출품됐다. 송화미술원은 북한 유명 원로미술가들을 망라하고 있는 북한문화성 산하 미술창작 및 연구단체이다.

국제재선은 “북한에서 미술가는 사회적 지위가 높고 대우가 높아 미술가들도 작품을 팔아 돈 벌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제재선이 평한 대상은 모두 북한 1호 미술가들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일성 김정일을 형상한 유화, 벽화, 보석화를 그려 유명해진 송화미술원 김상직(金相稷. 73)원장도 참가했다. 김일성·김정일을 형상한 예술작품은 1호 작품이라고 칭한다.

그는 천연보석과 인조보석을 조합해 길이 16m, 폭 4m의 김일성을 형상한 보석화를 그려 김정일로부터 상장을 받으면서 각광을 받았다. 그는 현재 북한 미술계의 대부로 군림하고 있다. 평양 지하철과 거리에 전시된 1호 작품들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그보다 먼저 미술계의 1인자로 알려졌던 정영만(郑英万)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정영만은 1호 작품 창작에서 특출한 공헌을 해 김정일을 수차례 면담했다. 그의 생일에는 김정일의 생일선물이 전달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에서 1호 작품을 창작하는 미술가들은 높은 대우를 받는다. 그들은 주택과 자가용차를 배정받고, 명절이면 선물이 공급된다. 일반 주민에 비하면 파격적인 대우다. 그들에게 공급되는 선물이 값비싼 것은 아니지만 ‘선물’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정신적으로 큰 영예를 준다.

김일성·김정일을 형상하는 작품을 그리는 화가들은 미술 자체가 예술이 아니라 정치적 임무로 간주된다. 1호 창작단에 소속된 사람들은 신분토대가 좋아야 하며, 미술기교가 특출해야 한다.

그림을 그리기 전부터 몇 개월 동안 정치학습과 정신 수련을 한 다음 엄격한 정치적 심사를 거친다. 북한에서 1호 창작단에 선발되는 것은 화가로서 최고 영광이다.

북한에서 이름을 떨친 화백들은 모두 김일성·김정일 형상에서 특출한 공헌을 한 사람들이다. 앞서 김상직이나 정영만의 경우가 그러하듯 1호 작품 미술원이 돼야만 가치를 인정받고 영예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1호 작품 미술가를 제외한 일반 미술가들은 자신의 예술적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돼 있다. 수령우상화와 당정책 선전그림 외에 다른 그림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유명한 화가 이후이춘(衣惠春)은 “북한미술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아 작품도 우리처럼 종류가 많지 않다. 미술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1호 미술가들의 운명이라고 해서 순탄한 것은 아니다. 김일성 김정일의 대형 초상화를 수복하다가 색감을 잘 조화시키지 못하거나, 실제 인물과 다르게 그려지면 가차없이 철직된다. 문제가 심각한 경우 수용소로 끌려가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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