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형사법 형식적 죄형법정주의 도입뿐”

법무부가 지난달 발간한 자료집 ‘개정 북한형사법제 해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북한 형사법제의 인권보장제도 미비를 지적한 점이다.

법무부는 일부 국내 학자들이 지난해 4월 개정된 북한 형법에 대해 ‘죄형법정주의 차원에서 진전을 보였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적 입헌국가에서의 죄형법정주의와 동일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법무부는 특히 북한 형법과 형사소송법 개정 내용을 일일이 분석한 뒤 북한 형사법제도가 개인의 자유와 인권보장을 기본이념으로 하는 대한민국 형사법제도와 본질과 기능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죄형법정주의 도입과 형벌 세분화 = 법무부는 북한이 “국가는 형법에서 범죄로 규정한 행위에 대해서만 형사책임을 지우도록 한다”는 형법 6조를 신설한 것과 관련, “형식상으로는 죄형법정주의에서 요구하는 법률주의를 도입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1950년 형법이 제정된 이래 형법에 적용되지 않은 행위를 저질렀더라도 그와 비슷한 사항을 규정한 법규를 적용해 처벌하는 유추해석의 허용원칙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법무부는 북한 형법이 규정하는 범죄 구성요건이 여전히 추상적이고 불명확하기 때문에 개인의 기본권 보장과 적법절차 원칙, 책임원칙, 비례성의 원칙을 충족하지는 못한다고 분석했다.

법무부는 다만 북한이 형의 집행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사회적 교양처분의 요건과 형벌양정, 형의 만기전 석방, 공소시효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하고, 전반적으로 형벌을 완화한 것은 형법의 보장적 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법무부는 북한이 형벌의 종류 가운데 ‘노동단련형’을 새로 도입한 것과 관련, “범죄자의 노동력을 국가경제활동에 활용하기 위한 정책적인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국가 및 반민족범죄 = 북한 형법의 3장을 구성하는 반국가 및 반민족범죄는 국가전복음모죄와 반국가선전.선동죄, 조국반역죄, 간첩죄, 반국가범죄에 대한 불신고죄 등 우리나라의 국가보안법과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다.

법무부는 북한이 반국가적 목적의 정변.폭동.시위.습격행위와 조국배반의 투항.변절.비밀누설행위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신설하고, 선전선동행위의 구성요건을 완화함으로써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를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정형의 상한을 삭제하고, 주관적 구성요건도 ‘반국가적 목적’으로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등 전반적으로 법정형을 상향조정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우리나라의 불고지죄와 유사한 성격인 반민족범죄에 대한 은닉.불신고.방임죄에 대한 3~4년 이하의 노동교화형 처벌조항도 그대로 유지했다.

◇경제범죄 = 법무부는 북한이 사회주의 계획경제질서 수호를 위한 체제단속 강화의 일환으로 ‘사회주의 경제를 침해한 범죄’ 관련 조항을 신설하거나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법무부는 특히 북한이 ‘대외경제활동을 무책임하게 한 죄’, ‘계획에 없는 제품생산.건설죄’, ‘가격사업질서위반죄’ 등을 신설하거나 구체화한 것에 대해 “사회주의 계획경제질서 수호를 강조함으로써 경제개방개혁은 이러한 범위와 한계 내에서만 추진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북한이 탈세.상표권 침해.불법적 폭리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거나 구체화한 것과 관련, “북한이 합법적인 상행위와 그 결과물인 개인소유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으로 판단되나 이것만으로 북한이 안정적인 개방개혁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사회범죄 = 북한은 매음죄와 음탕한 행위죄, 비법혼인죄, 미신행위죄 등을 신설하거나 세분화하는 등 반사회적 일탈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음란.퇴폐 등 외래문화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광범위하게 북한사회에 유입되고 있어 사회문제화 될 정도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부는 특히 미신행위죄와 관련, “탈북자들의 증가 등으로 인한 영향으로 기독교 등 외래종교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북한이 ‘반국가목적없이 북한을 반대하는 방송을 듣는 행위’에 대해서도 이를 사회주의 문화를 침해하는 범죄로 규정한 것은 대외개방 등에 따른 사회의 이완분위기에 대처하고, 주민생활의 통제와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