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현대 만남 성사…대북사업 정상화되나

북측과 현대의 대화가 조만간 재개되면서 파행을 겪고 있는 금강산관광 등 현대의 대북사업이 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현대아산은 25일 “북측에 2-3차례 만나자는 제안을 했는데 오늘 오전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로 ‘만나자’는 내용의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북측이 현대아산 본사로 직접 보낸 전통문은 ‘리종혁 아태 부위원장과 귀측 현정은 회장 사이에 접촉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만날 시기나 장소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이달 중 금강산이나 개성에서 두 사람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로써 이른바 ‘김윤규 사태’로 두달 가까이 축소 운영되고 있는 금강산관광 등 현대의 대북사업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북-현대 “만나자” = 현정은 회장과 리종혁 부위원장의 회동은 사실 시기가 문제였지 만남 자체는 기정사실로 여겨져 왔다.
북측 아태위원회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난 20일 “현대와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담화문 말미에 “현대에게도 앞날은 있고 길은 있다”며 대화의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물론이고 통일부도 이를 “현대와의 인연을 끊겠다기 보다는 앞으로 잘해보자는 얘기”로 해석했고 이런 전망이 현실화된 것이다.

긍정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뤘던 것은 북측이 추가로 내놓을 카드가 없다고 보여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달러원인 금강산관광을 전면 중단시키기는 어렵고 개성관광을 다른 곳과 추진코자 했지만 유력한 후보이던 롯데관광도 부정적인 여론에 밀려 이를 사실상 포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이같은 대치 상황을 끌고 가기에는 북측도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어 ‘만나자’는 현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관측이다.

또한 내달 17일 금강산관광 7주년 전에는 양측이 손을 맞잡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북측이 현대와의 만남을 전격 수용하게된 데에는 정부의 물밑 작업도 한 몫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21일 개성에서 열린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사전 준비접촉에서 금강산관광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전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장관급회담 수석대표 명의로 연형묵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망과 관련, 북측 인사로는 처음으로 애도의 뜻을 담은 전통문을 보내 화해무드를 조성한 것도 북측의 태도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 대북사업 정상화될까 = 현정은 회장과 리종혁 부위원장간의 만남이 성사된다해도 대북사업 정상화가 쉽게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데다 북측이 20일 담화문에서 지적한 ‘야심가의 제거’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강산관광 정상화 등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북측이 이를 받아들일 명분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우선 그동안의 갈등에 대해 현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감 표명만으로 북측의 태도가 변할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현대가 내놓을 카드도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다.

김윤규 전 부회장이 지난 22일 귀국해 화해 제스처를 취했지만 현대에서는 “기본적인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면서 그의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고 그렇다고 북측이 요구한 그룹 경영진의 교체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 관계자는 “북측에서 요구사항이 있다면, 가능하고 납득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들어준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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