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핵무기 수준 ‘시험대’

북한이 9일 단행한 핵실험은 이미 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무기 수준을 측정하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핵실험으로 감지된 진도 규모로 볼 때 위력은 TNT 0.8Kt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TNT 0.8kt의 위력은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투하된 15Kt과 22Kt 정도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규모다.

그래서 비교적 중.소형급에 해당하는 핵실험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폭발 규모는 핵실험 국가의 전략적 목표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나 ’핵보유국의 지위를 확보했다’는 의미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이날 실험한 핵무기의 정확한 규모는 앞으로 한미간 정밀한 정보분석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가 북한의 핵실험 위력과 실험장소, 핵실험에 따른 핵무기 성능 등에 대한 정밀분석에 착수했다”면서 “아마 오늘 오후쯤에는 대략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측에서 이번 핵실험을 놓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7월5일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때처럼 장시간 분석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9일 “북한의 발표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말했다”면서도 “북한의 주장대로 실험이 실시됐다 하더라도 그게 실제 핵폭탄인지, 초보적인 장치(primi tive device)인 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재래식 폭발물을 터뜨려놓고 핵폭발로 가장하려 할 수도 있다고 신중을 기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미 제조한 핵무기의 성능과 위력을 검증하려는 의도에서 핵실험을 강행했다는데 국내 전문가들은 일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1992년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이전에 추출한 약 10~14kg의 무기급 플루토늄 등으로 제조한 핵무기의 성능을 테스트하려는 의도에서 핵실험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의 핵 감시기구인 ‘과학ㆍ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004년 11월 배포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2∼9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북측이 확보한 무기급 플루토늄은 15∼38㎏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3일 방북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난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올 가을이나 연내에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해 무기급 플루토늄 확보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보유했다면 그 기술 수준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구형 핵무기급의 조악한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실험으로 이런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의 발표대로 이번 핵실험이 성공적인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입증된다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만한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한 하루 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성공적인 발사’라고 자평한 것과 정반대로 ’발사된 뒤 공중에서 부러져 실패한 것’으로 최종결론이 난 것처럼 ’허풍’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