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김정일과 군부 합작품

북한의 핵실험 결정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북한은 나름대로 정책결정 과정을 갖추고 있지만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국가 최대 현안’에 대한 결정은 당연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몫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북한과 같은 일인지배 체제하에서 핵실험 결정은 김 위원장 외에는 그 누가 함부로 결심할 수도, 추진할 수도 없음은 자명하다.

정책결정 과정을 무시한 채 김 위원장이 직접 결심하고 지시하면 관련 기관들은 일사천리로 그 실천을 위해 움직이게 마련이다.

강경파인 군부가 김 위원장에게 핵실험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하더라도 김 위원장의 생각이 다르다면 실험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실험은 선군정치의 미명하에 핵클럽의 일원이 되려는 김 위원장과 김 위원장에게 충실한 군부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선군정치의 북한에서 김정일은 곧 군부”라며 “군부가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핵실험과 관련한 기술적 준비 등 모든 것을 체크하고 진행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지휘아래 이번 핵실험을 주관한 것은 군부와 핵무기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노동당 군수공업부로 관측된다.

핵개발 관련기관인 원자력총국은 내각 산하로 돼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내각의 지휘가 아닌 당 군수공업부 직속이다.

이번 핵실험에 깊숙이 관여한 핵심 인물로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군 총정치국장, 김영춘 국방위원회 위원 겸 군 총참모장, 전병호 군수담당 당비서 겸 군수공업부장 등을 꼽을 수 있다.

핵실험 준비와 시기 결정에 대한 실무적인 문제도 이들에 의해 잠정 결정된 뒤 김 위원장이 최종 결정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핵협상을 주도했던 외무성은 이번 핵실험에서는 철저히 배제됐다는 것이 대다수 견해이다.

외무성은 회담이나 협상이 있을 때에만 참여할 뿐 핵실험과 같은 사안에는 결정권도 없고, 아예 참여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북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설사 외무성 등 내심 협상을 원하는 기관이나 인사가 핵실험 준비 과정 등에 참여했다고 해도 목숨을 내놓지 않은 한 김 위원장이 직접 지시한 핵실험을 반대할 수는 없다.

또 외무성은 이미 부시 행정부의 대북강경 정책으로 인해 내부적으로 입지가 약화되면서 거의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이미 2년전부터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면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간다는 정책을 세워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핵실험에 대비해 이미 ’상무조’(팀)를 구성해 운영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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