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국제금융시장 영향 거의 없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의 일원이 핵장치를 터뜨렸는데도 금융시장이 이렇게 심드렁할 수 있을까.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지 하루가 지났으나, 도쿄(東京)에서 런던에 이르기까지 주식시장은 고점을 찍으면서 오르고 있고 안전투자처로서 채권은 외면받고 있다.

평양의 실험에 보인 시장 반응은 실험 당일 그 지역에서 나온 게 유일하다.

다른 데선 대체로 이 사건을 무시했고, 한국의 증권거래소와 원화마저 10일엔 오름세를 보였다.

도대체 시장과 그 시장을 움직이는 투자자들이 어떻게 된 것인가.

우선, 큰 사건의 충격에 이골이 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사건들이 반드시 투자 환경을 바꾸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한 투자자의 말대로 9.11 테러공격 사건마저 경제적 재난을 일으키지 않았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안고 사는 법을 배운 것”이라고 프랑스의 소시에떼 제네랄(SG) 금융그룹의 미샬라 마르퀴상 전략경제조사국장은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시장이 서방측에 의해 불량국가들로 간주되는 나라들의 핵실험과 같은 사건들을 간과할 수 있는 능력은 지구경제의 근본이 이들 사건을 극복할 능력이 있다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상당히 건전하다는 사실에 시장이 편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마르퀴상 국장은 말했다. “시장을 안심시킬 것들이 많이 있다”는 것.

지난 수년간 만들어진 패턴을 보면, 마드리드 폭탄 사건 같은 게 일어나면 우선 시장을 흔들지만 곧바로 시장이 복원한다.

그 이유중 일부는 대부분의 경우 이런 사건들이 경제가 지속 성장하고 투자가 이득을 보는 기간에 일어난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북한의 실험도, 독일계 투자은행 드레스트너 클라인보르트의 계산에 따르면 전 세계 주식이 0.8% 오르고 지난달에 비해선 2.1% 오른 주(週)에 일어났다.

그 사이에 유가가 급격히 떨어져 인플레 우려를 완화핶고 기업 흡수합병이 계속 주가를 올리고 있고, 전반적인 지구 경제가 좋아 보인다.

비록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게다가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유동성이 풍부하다.

“돈이 너무 넘친다. 전 세계적으로 외환보유고가 지난 5년 사이에 그 이전의 모든 시기를 합쳤을 때 늘어난 만큼이나 증가했다”고 ABN AMRO의 투자전략 책임자 리처드 던컨은 말했다.

이런 투자 환경에서 투자자들의 현재 분위기를 깨는 직접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와 같이 소비자와 항공업계에 직접 충격을 주는 사건들일 뿐이라고 일부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현 투자환경에서 장밋빛 안경을 쓰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적 현실 모두를 도외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우려 역시 제기된다.

헨더슨 글로벌 투자의 토니 돌핀 경제·전략국장은 북한의 실험에 대한 무반응은 최상만 보고 최악은 보지 않으려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우려스러운 습관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투자자들은 만족 상태에서 이 줄거리에 어긋나는 것은 모두 제쳐놓고 있다”고 말했다./런던=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