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계획 발표 美전문가 반응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 계획 발표가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협상과 양보를 노린 것으로 풀이하고, 이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을 경우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3일 풀이했다.

그러나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실험 위협에 굴복해 유화적인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별로 없으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은 유엔 등을 통해 다각적인 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 로버트 아인혼(전 국무부 핵비확산 차관보) =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핵비확산 차관보를 지낸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로버트 아인혼 고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 계획 발표를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인혼 고문은 북한의 핵실험 추진은 “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롯한 이전의 도발행동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직접 대화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한데서 오는 좌절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북한의 발표는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허풍’이 아니라 실제로 강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인혼 고문은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핵심 관련국들은 북한의 핵실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북한이 이같은 발표를 강행할 경우 대단히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그 행동에 대한 심각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기 위해 추가적인 대북 압박을 가하려 할 것”이라며, 핵실험시 강력한 국제적 대응 조치가 있을 것임을 강조하는게 미국 정부의 사전 대응이 될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그러나 현시점에선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 결정을 내렸는지, 아니면 이를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그는 덧붙였다.

◇ 셀리그 해리슨(미 국제정책센터 선임 연구원) = 지난달 19-23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 선임 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 계획 발표는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한 해결책을 이끌어내기 위한 양자협상을 노린 대미 압박 강화책이라고 풀이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 계획을 천명한 것은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회담에 응하려 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부시 대통령도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리슨 연구원은 지난주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방북 당시 북한 관리들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실험은 필요없다면서 핵실험설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금융제재에 대한 북한측의 직접 협상 요구를 거부함에 따라 북한 내 강경파들의 입지가 강화돼 핵실험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른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당장이 아니라 향후에 할 것이라고 밝혔고,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음을 지적하며, 북한의 발표를 확대해석해서는 안되며 그 중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 마이클 그린(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 제1기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핵심참모였던 그린 전 보좌관은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 전 보좌관은 북한의 핵실험설에 대해 “지난 7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 촉발시킨게 아니라 북한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북한은 불행히도 핵실험을 강행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에게 위기를 증폭시킬 수록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린 전 보좌관은 특히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할 경우 대북 포용정책의 철회 등 중대한 결과가 있을 것임을 한국 정부가 공개 천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4일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에서도 “한국이 사적으로는 만일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할 경우 포용정책 철회와 같은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임을 말하는데, 이를 더 분명하게 공개 천명해야 한다”고 증언한 바 있다.

◇ 찰스 카트먼(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 2001년부터 4년여 동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을 지낸 찰스 카트먼 전 대북 협상대표는 북한으로서는 핵실험 강행과 같은 무력 시위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분석했다.

카트먼 전 대표는 지난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우리와 직접 교류할 수 없다고 느낀다면 우리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들이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들에는 “미사일과 핵프로그램, 군사적 방법 등 온갖 나쁜 것들이 다 있다”고 제시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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