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보유 가정한 새 통일전략 필요”

북한이 가까운 장래에 핵무기 개발을 중단할 의향이 없는 게 명백한 만큼 북한의 `준(準) 핵보유’를 가정한 새로운 통일전략을 구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승렬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5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이 ‘이제는 통일이다’라는 주제로 배재학술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세미나 발표문에서 주변국들과 북한이 모두 한반도 분단을 유지시키는 것을 통해 각자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상황에서 핵문제 해결을 남북관계관련 모든 논의의 전제로 삼아 통일전략을 미루는 것은 한국의 국익 관점에서 비전략적이고 비이성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되, 북한의 급변사태 대비책 마련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주변국들과 한반도 통일관련 의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한반도전략협력대화(가칭)’의 창설을 주도하는 등 통일을 향한 진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오 교수는 제언했다.


미.일.중.러 4강 모두 한반도 분단의 현상유지를 선호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 문제를 관리하는 ‘차선적’ 차원에 머물러 있고, 북한은 체제 존속을 위해 이들 국가간 상호불신과 경쟁구도를 활용하고 있는데 한국이 주변국을 설득할 최선의 통일방안을 주도하지 않는 한 이같은 게임전략에서 주변화되고 종속화될 것이라는 것.


또 주변 4강이 `국익 확대’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민족 통일’이라는 윤리적 관점에서 통일의 정당성을 주장해봐야 이들 나라에 먹히지 않기 때문에 중.미간 불필요한 경쟁 과 견제 비용의 감소, 한반도의 평화가 가져올 세계경제 및 동아시아 경제발전 기여 등을 내세워 이들 나라를 설득해야 한다고 오 교수는 말했다.


특히 북한 급변사태 대비책과 관련, 오 교수는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경계심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맹목적인 비공개 밀실 입안을 지양”해야 한다며 한미연례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포함된 ‘작계5029’에 대해 “주변국에 대한 통일전략의 관점에서 역효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북한 급변사태 대응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 어느 한편이 일방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미.중 협력에 의한 군사협력기제 등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언했다.


그는 또 `충분한 외환보유고의 사전 확보’도 한국 주도의 통일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지적하고 “통일로 나아가는 과도기에 국제신인도 하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적어도 5천억-6천억달러 수준의 외환보유고가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통일 여부는 한국이 동아시아 강국으로 다시 태어나느냐, 분단국으로서 발전의 한계성을 안고 가느냐를 결정하는 관건”이라며 “한국 사회의 성숙과 발전을 통해 북한의 지도부와 주민들의 대남 적대 인식을 해소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것도 주요한 대북 통일전략으로 제시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