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해외주재원, 자녀소환지시에 반발”

외교관을 비롯한 북한의 해외 근무자들이 당국의 동반자녀 소환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당국은 지난달 31일 김창규 외무성 부상을 중국 베이징에 급파해 실태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당국은 최근 여러 명의 자녀와 해외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외교관과 무역상사원 등 해외근무자들에게 3월30일까지 자녀 1명만을 남기고 평양으로 돌려보내도록 지시했었다.

복수의 대북소식통은 3일 “북한의 해외 근무자들이 자녀 일부를 소환시키라는 당국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어 김창규 부상이 이에 대한 실태와 해외주재원들의 여론 등을 조사하기 위해 베이징에 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들 소식통은 “특히 중국 주재원의 경우 아직까지 1명의 자녀도 귀국시키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버티고 있는데 당국의 소환 압력이 거세질 경우 망명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북한당국은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해외 주재원의 동반자녀 귀국 시한을 준비시간 필요 등을 감안해 이달 말로 한달 연기했으나 현재 분위기로 볼 때 소환지시가 실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북한의 해외근무자들이 당국의 자녀 소환에 크게 반발하는 것은 자녀들에게 선진교육을 시키려는 교육열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들은 자녀소환조치가 2000년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조해온 ’실리주의’와도 크게 배치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부모의 자녀 교육열에서 비롯된 이번 해외근무자들의 항명사건이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북한 사회의 이완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소식통은 “김창규 외무성 부상의 귀국 이후 이번 사건이 어떤 쪽으로 결론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자칫 없었던 일로 무마될 수도 있고 아니면 당의 지시를 거역한 정치적 사건으로 크게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귀국대상 해외 주재원 자녀는 30여 개 국에 3천-4천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2002년 이전까지만 해도 해외근무자는 자녀 중 1명만, 그것도 초등학생과 대학생을 제외한 취학 전 아동이나 중학생만 데리고 주재할 수 있도록 했으나 그후 해외근무자가 자금 능력이 있을 경우 자녀와 부모까지 해외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허용했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