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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지난해 함경북도 지역을 덮친 대홍수로 침수된 논밭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농사를 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수해 복구를 완벽히 해냈다고 선전해왔지만, 여전히 폐허 상태로 방치된 논과 밭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김가영 기자의 보돕니다.
지난해 9월 60여 년 만의 대재앙이라 불릴 만큼 막대한 홍수 피해를 입었던 함경북도 지역. 수해가 난지 9개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피해 지역 논과 밭은 제대로 복구가 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데일리NK가 최근 함경북도 온성군과 삼봉리 사이 논과 밭 사진을 단독 입수해 확인한 결과,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비옥했던 토지는 현재 곡식을 심어놓은 모습을 찾기 어려울 만큼 텅 비어 있습니다.
지난해 홍수 당시 모래와 자갈이 대량 유입되면서 논과 밭이 모두 쓸려 내려갔는데, 여전히 복구에 진척이 없어 농사를 재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함경북도 소식통은 “두만강 지역 논과 밭 중 1/3에 해당하는 면적이 아직도 폐허로 남아 있다”면서 “당장 올해 농사도 짓지 못해 배를 곯아야 할 처지”라고 전했습니다.
그나마 뙈기밭(산 위 개인 소토지)에서 일군 식량으로 버틸 만도 하지만, 허허벌판인 논과 밭 뒤로 보이는 뙈기밭 역시 상황이 열악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되지 않는 면적의 뙈기밭이지만, 여기에 쓸 비료조차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북한 당국이 최근 홍수 대비 차원에서 뙈기밭을 모조리 회수하고, 그 자리에 산림을 조성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북한 주민들의 근심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봄철 보릿고개를 겨우 지냈는데도 앞으로 식량 사정이 더 나아질 게 없어 걱정”이라면서 “무방비 상태로 홍수 피해를 입었던 주민들이 이제는 속수무책으로 굶주림을 견뎌야 하게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북한 당국은 요지부동입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지난해 홍수 피해 당시에도 즉각 복구 작업에 나서지 않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국제사회의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이후에도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살림집 복원이 아닌 김 씨 가문의 사적지 복구부터 진행했고, 그나마 완공했다던 새 살림집 역시 날림식 부실공사 우려로 주민들조차 입주를 꺼리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홍수를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데 이어 복구 작업마저도 손을 놓고 있으면서, 애꿎은 주민들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