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최근 극심한 생활고 때문에 전기 변압기를 훔치려던 아버지와 아들이 주민들에게 발각돼 집단 구타를 당하고 아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순 온성군에서 40대 후반 남성이 빚더미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10대 아들과 전신주에 설치된 변압기를 부수고 내장된 동을 훔치려다가 지나가던 동네 주민에 발각됐다.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자로 며칠간 일을 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가족 전체가 하루를 통으로 굶은 상태였다고 한다. 아들은 중학교 졸업반으로 알려졌다.
이 부자는 주민들이 잠든 새벽 시간을 이용해 마을 외곽에 있는 전신주에 올라 범행을 저질렀다. 근처를 지나던 주민이 이들을 발견하고 인민반장과 장정들을 깨워 달려와 부자를 끌어내려 플래시만 비춘 채 집단 구타했다.
부족한 전력 사정으로 불편이 큰 주민들은 이마저도 쓸 수 없게 만들려는 두 사람을 향해 흥분한 나머지 주먹과 발길질을 날렸다.
이 부자가 쓰러진 후에 얼굴을 살펴 한 동네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미 아들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아들은 숨진 상태였다. 온성군 보안서(경찰)에서 사건을 조사 중이나 마을 사람들에게 죄를 묻지 않을 방침이다.
변압기 파손 및 부품 절도는 마을 주민들에게 수십일 동안 암흑 속에서 생활하게 만들고, 수리를 위해 많은 돈을 내야한다. 이 때문에 발생한 우발적 폭행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북한에서 변압기 절도는 국가 기물을 훔친 죄로 중범죄에 해당한다. 다만 주민들은 범행을 저지른 40대 주민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가난한 형편이지만 평소 주변 사람들 일을 자주 돕고 착한 품성을 가졌다고 말하며 아들까지 변을 당한 만큼 선처해달라며 보안서장에게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