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학자 “대북 제재, 자립경제 타격없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비롯해 미국 정부 고위관리들이 최근 대북 제재, 특히 금융제재의 효과를 자신하는 언급을 자주하는 데 대해 북한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비공식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북한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착각” “오판”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클린턴 장관과 북한 외무성간 설전, 미국의 대북 6자회담 복귀 촉구와 북한의 북미 양자대화 요구간 대립에 이어 북미간 신경전 ‘제3탄’인 셈이다.

북한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리기성 연구사는 28일자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물론 수출, 수입에서 장애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그 무엇이 모자란다고 해서 당장 멈춰서는 공장, 기업소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로 “우리는 제발로 걸어가는 자립경제를 건설했고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낮다”며 “작년 가을 이후 국제적인 금융위기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대외의존도가 낮은 경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국방공업, 중공업은 국내의 자원과 기술에 의거하여 자체로 해 나가지만 경공업의 분야에서 소소한 것, 적게 요구되는 것들은 자체로 만들지 않고 외국에서 사올 수 있다”며 “제재로 그런 물자들이 들어오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이 인민생활에 타격을 주지는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90년대에도 적대국들이 ‘북조선 붕괴론’을 내돌린 바 있다”고 상기시키고 당시 북한이 붕괴하지 않은 것은 “군사적으로 힘이 센 것도 있었지만 또 다른 요인이 있다. 자립경제의 토대에 의거하여 산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조선신보의 또 다른 기사에서 인용된 “어느 경제학자”는 “예컨대 우리가 고품질의 광물성 생산품을 내놓을 수 있는데 세계의 모든 자본가들이 미국의 지령대로만 앉아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선의 유일한 외화벌이 수단이 무기 판매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가소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조선신보는 특히 “미국의 강경세력들이 주장하는 금융제재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북한) 현장의 담당자들은 무역거래 과정의 일부에 장애가 조성돼도 ‘생산이 중단될 공장, 기업소는 하나도 없다’고 전면부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북한의 리기성 연구사는 북한 경제 현황에 대해 “나라의 경제 전반이 상승의 궤도에 들어섰다”며 “최근 몇해동안 공업생산은 해마다 9∼10% 장성하고 있고 그러한 경제발전의 궤도 위에 강성대국의 대문을 연다는 우리의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력문제와 관련, 최근 잇단 수력발전소 건설로 전력생산이 크게 늘었다고 주장한 뒤 “앞으로 경수로도 건설한다”며 “우리나라에 우라늄이 풍부하고 우리 자원, 우리 기술에 기초해 하면 된다”고 북한 외무성이 최근 대미 압박을 겸해 밝힌 `경수로 자체 건설’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90년대 미국은 제네바합의에 따라 경수로를 제공하겠다고 하였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며 “전력이든 다른 경제문제이든 남의 것을 넘겨다볼 필요가 없다는 것은 전체 인민이 함께 공유하는 역사적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외부에서 수입해야 하는 코크스탄을 사용하지 않는 주체철 생산체계를 도입하고 있고 농업분야에서 다수확 품종을 개발했으며 수입원료에 의존하지 않는 화학비료 생산시설의 건설을 추진중인 점 등을 들어 “우리는 경제의 자립성, 주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제건설은 안정적이고 평화적인 환경을 전제로”하기 때문에 북한이 정치, 군사적 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해 “핵보유국이 된 것으로 하여 전쟁이 한결 억제되게 되고 강성대국 건설의 조건이 담보되게 됐다”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의 논리를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나 제2차 핵실험이 “자립적 민족경제의 잠재력을 과시하기 위한 조선(북)의 독자적인 시간표에 따른 것”이지 ‘벼랑끝 전술’로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면서 대북 “압박전술에 매달리는 것은 시간만 허비하는 정책적 오판”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조미(북미) 관계의 개선이 있든 없든, 대외적 환경의 변화추이에 상관없이 ‘2012년 구상’을 빛나게 실현한다는 것이 북한 경제관계자들의 관점”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