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학생들, 김정은 황당 우상화에 콧방귀…충성심 제로”



▲지난해 4월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김정은 원수님을 모시고 진행한 제1차 비행사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모란봉악단 축하공연’을 통해 공개된 김정은의 어린시절 모습. 이후 북한은 각종 매체를 통해 김정은이 이미 어렸을 적부터 비행기를 조종했다는 황당 선전을 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 김정은이 ‘백두혈통’을 통한 3대 세습의 정당성을 내세우면서 홀로서기 우상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충성심이 약한 북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을 지도자로 여기지 않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우리(북한) 학생들은 김정은이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엔 ‘충성’이라는 말은 거의 쓰지 않는다”면서 “위(당국)에서 받는 혜택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실제로 이런 개념이 생기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에게는 신격화(神格化)가 어느 정도 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이 없어졌다”면서 “학생들이 김정은에게 원망이 있다거나 하는 것도 아닌 ‘그냥 높은 데 있는 사람’ 정도로 여기면서 관심도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학생들이 방송을 통해 방영되는 김정은 관련 기록영화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은 “학생들은 김정은이 세 살 때 한시 ‘광명성 찬가’를 어려운 정자로 받아썼다는 등 황당한 선전에 코방귀 친다”면서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그런 이상한 방송을 보느니 차라리 내 기록영화(어렸을 적부터 일상을 찍어놓은 영상)를 보겠다’는 말도 한다”고 전했다.

북한의 관영매체는 주체사상에 입각한 김 씨 일가 우상화를 위한 프로파간다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 모두를 김정은에 충성을 다하는 북한식 ‘공민(公民)’으로 개조하기 위해 우상화 선전을 하고 있지만, 비현실적인 과도한 선전으로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실적이지 않은 지도자의 위대성 선전에 혹하는 학생들이 이제는 거의 없다”면서 “그동안은 비법(非法)적으로 처리됐던 것들도 이제는 뒷돈(뇌물)로 무마되는 모습을 지켜본 학생들은 ‘수령도 같은 인간’으로 보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사회통제기능에 조금씩 균열이 생겨나면서 젊은층들의 체제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