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학부모, 집까지 팔아 자식 외국어 공부시켜”

최근 북한 대학생뿐 아니라 초·고급중학교(중·고교) 학생들 사이에서도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어에 능통할 경우 돈을 잘 벌 수 있는 외화벌이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어 공부 열풍이 불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무역관련 일을 하는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도당(道黨) 간부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어 무역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어 능력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서 “외국어를 잘 하면 좋은 대학과 직장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자식들을 외국어소조(특별반)에 넣으려는 학부모들의 열의는 높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자식이 외국어 공부를 잘해 좋은 직장에서 일하기를 바라는 부모들은 가산을 팔아서라도 자식의 뒷바라지를 한다”면서 “자식들 외국어 공부를 시키기 위해 선생에게 바치는 돈이 자식 키우는데 드는 비용보다 몇 곱절 들어도 아랑곳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2000년대 중반부터 전국적으로 외국어 열풍이 분 것도 외국과 무역을 하는 회사에 일하려는 주민들의 욕구가 높았기 때문이다”면서 “이때 대학생들 사이에서 중국어와 영어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좋은 대학을 가기를 원하는 초, 고급중학교 부모들도 자식들을 외국어 공부를 시키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중국 드라마와 TV를 통해 중국어를 접할 기회가 많아져 중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과 접한 국경연선 지역에 사는 학생들의 경우 중국어가 필요할 때가 많기 때문에, 이 지역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영어보다 중국어를 권한다”고 말했다.

대학에서의 중국어 열풍과 관련 소식통은 “대학생들 중엔 방학기간 동안 집에 가지 않고 중국어 공부를 할 정도로 중국어에 열중하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양강도 혜산농림대학(중앙대학)을 졸업한 한 청년은 꾸준히 중국어 공부를 한 결과 무역관련 회사에 소환(승진)돼 윤택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생각”이라며 “양강도의 경우 중국과 접한 지역인 만큼 중국어 열풍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