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표류 주민 31명 전원 귀순 거부한 이유 아세요?

지난 5일 표류한 31명의 북한 주민들이 이번주 안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표가 나왔다. 이는 이들이 남한 귀순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표류한 북한 주민들 중  한명도 빠짐 없이 북으로 돌아가겠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같은 원인에 대해 탈북자들은 “탈북을 결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표류해 왔을 경우 북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돼서 쉽게 귀순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탈북자들은 사망이나 실종자로 위장할 수도 있지만 이들 중에 개별적으로 귀순할 경우 북에 남은 가족의 신변이 위험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가족단위가 한국으로 내려온 것이 아니고 북한에 두고온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 앞서고 있으며 ‘도강탈북’ 보다 ‘선박탈북’이 더 죄질이 더 높다는 점 등으로 인해 귀순의사를 밝히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그들은 탈북이 목적이 아니라 조개잡이를 하다가 표류한 것이기 때문에 돌아가도 아무 문책이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에 귀순을 한다 해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을 것을 알기에 귀순의사를 밝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사무국장은 “도강을 통해 중국으로 월경하는 것 보다 선박을 타고 한국으로 내려가는 것이 더욱 심한 처벌을 받는다”면서 “도강은 생계형이 많지만, 선박을 이용한 탈북은 ‘탈북’ 목적이 다분하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표류한 31명의 북한주민들의 생활도 그렇게 ‘극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청진 출신의 한 탈북자는 송환된 탈북자 중 몇몇이 영웅대접을 받으며 다른 탈북자들보다 안락한 생활을 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이 탈북자는 “고난의 행군말기 청진 출신의 한 군인이 남쪽으로 표류했다가 송환된 사례가 있었는데, 그는 판문점을 넘어오면서 ‘장군님의 전사는 적들과 싸워 이기고 돌아왔다’고 말하고 군정치 간부의 품에 안겼다”면서 “이후 그는 영웅칭호를 받고 청진의 각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영웅담’을 전파하는 선전수단으로 활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군 간부들은 그를 간부로 삼으려 했지만 그가 술자리에서 종종 ‘한국을 잠깐 다녀왔지만 좋더라’라는 발언 때문에 그를 중용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또 다른 군인도 고난의 행군이 한창이던 때 송환됐었는데 그는 청년으로서는 최고의 상인 ‘김일성 쳥년영예상’을 받고 김일성 군사정치대학까지 추천을 받았다”면서 “그는 ‘군인들의 모범’이라면서 선전수단으로 이용됐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 북한 주민들은 이 같은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송환된 일반 주민들은 선전 수단으로써 신문과 방송에 한두 번 출연하는 선에 그치고 오히려 남한에 대해 좋게 말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감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