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평양과기대, 대부분 美강사…엘리트 사고변화 예단 어려워”

영국 공영방송 BBC가 3일(현지시간) 인터넷 뉴스를 통해 지난 2010년 남북 첫 합작대학으로 개교한 평양과학기술대학 캠퍼스의 운영 실상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BBC는 이날 탐사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 팀이 최근 당국의 이례적인 방문 허가를 받아 캠퍼스에서 공부하는 북한 대학생의 모습을 취재했다면서 일반 대학과 사뭇 다른 캠퍼스 분위기를 소개했다.


방송은 북한 내 유일한 사립대학인 평양과기대를 “북한 독재의 심장부에서 서구 자본으로 운용되는 대학”이라고 소개하면서 서구식 교육으로 북한의 미래 엘리트들의 사고가 바뀔 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취재차량은 경비병이 지키는 보안초소를 거쳐 캠퍼스에 진입하자 학생들이 ‘김정은 최고 사령관님을 목숨을 다해 지키겠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대학의 모든 강의가 영어로 이뤄지고 대부분 미국인이 강의를 한다고 전하면서 수십 년간 미국을 주적으로 삼아온 북한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학생은 “미국인과 미국 정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모든 나라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했다.


강사진 40명은 외부세계와의 단절은 물론 학생들이 평생 받아온 세뇌 및 선전과 싸워야 한다며 모든 재화의 공급을 정부가 통제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자유시장이라는 개념은 생소하다고 말했다.


방송은 또 취재진이 1학년 영어 수업을 참관한 내용도 공개했다. 학생들은 북한의 걸그룹 ‘모란봉악단’을 좋아하지만 ‘마이클잭슨’을 아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금시초문인 듯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은 컴퓨터실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지만 감시원이 접속 내용을 검열하기 때문에 이메일이나 소셜미디어, 인터넷뉴스 접속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은 일부 학생들이 감시를 받는 상황에서도 외부 세계와의 대화와 관계 형성에 열정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송은 북한 당국의 요청으로 재미사업가 김진경 총장이 평양과기대를 설립했으며 대학의 공식목표는 빈곤에 빠진 북한을 현대화하고 국제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