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전단을 살포해 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에 대한 북한의 테러기도가 정보 당국에 의해 적발되면서 탈북자 단체 대표들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독침 등 암살무기를 소지하고 박 대표에 대한 테러를 기도한 혐의로 탈북자 출신 40대 A 씨를 체포해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과 경찰은 북한이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비롯해 북한민주화단체, 납북자단체 대표를 대상으로 테러를 시도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전담 경호원을 배치하는 등 경호를 강화해 왔다.
특히 북한이 올 초부터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직접 조준 타격’ 위협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대북전단을 살포 해 온 박 대표를 비롯해 이민복 대북풍선단장 등에 대한 경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당국은 그러나 박 대표 등 탈북자 단체 대표들은 언론을 통해 얼굴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실제 북한이 테러를 시도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경찰 당국은 북한의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신변 안전에 계속적으로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서대문 경찰서 한 형사는 올 초 기자와 만나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회장을 테러하라는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고 두 명의 간첩이 남파됐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면서 “홍 회장 주변과 북한민주화 위원회 사무실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국정원은 탈북자 뿐 아니라 북한인권단체 대표들에 대한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들 단체 대표들에게 신변 안전에 주의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경호가 허술해 간첩 등에 의한 테러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있어 경호를 받고 있는 탈북자는 박 대표와 이 단장 등을 포함해 총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테러 용의자가 검거 된 박 대표에 대한 경호만 강화된 상태고, 이외 다른 탈북자들에 대한 경호는 상당히 허술하고 형식적으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복 단장은 “나를 전담하는 경찰관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지만 한번은 낯선 사람이 우리집에 방문했는데도 담당 경찰이 모르고 있더라”면서 “솔직히 신변에 위협을 느낀 적이 여러 번 있다. 믿고 있는 경찰의 경호가 허술해 좀 더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호 관련 당국자는 이날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탈북자나 NGO 대표들에 대한 테러기도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인물들에 대한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의 사주를 받고 위장 탈북해 테러를 감행할 수 있는 간첩 색출 작업을 보다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완벽한 경호를 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면서 “경호를 강화하는 것은 인력과 예산이 관련된 사안으로 말처럼 쉽게 되기 어렵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경찰의 경호를 받아온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도 경호의 허술성을 지적했다. 최 대표에 대한 경호는 북한이 지난 2005년 제거 대상으로 지목한 이후부터 시작됐지만 경찰이 언론을 통해 최 대표의 얼굴이 알려져 테러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경호원을 철수시켰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 대표는 아직도 자신을 위협하는 협박 전화가 걸려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금도 나를 죽인다고 위협하는 전화가 집으로 걸려 온다”면서 “북한의 사주를 받은 사람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이러한 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가족들뿐 아니라 나 또한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 초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있어 경찰의 요시찰 인물이 된 홍순경 회장에 대한 경호도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한 관계자는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분명히 있는데 현재 회장님에 대한 경호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